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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격리환자 증언 "핫라인 신고하자 '알아서하라'…엉터리 방역"

입력 2015-06-0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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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메르스 첫 사망자 아드님과의 인터뷰를 1부에서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당국의 대처에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이 또 있는데요, 이번 메르스 사태로 시설에 격리돼 있는 확진환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현재 시설 격리된 한 남성분을 저희 취재진이 인터뷰했습니다.

이분의 증언을 들어보면 방역당국이 초기부터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터뷰는 이분이 격리병동에 가져간 본인 휴대전화로 이뤄졌고, 이후 격리 시설 바깥에 있는 부인과도 인터뷰했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내내 국내 최초 메르스 환자가 있던 평택의 한 병원에 함께 입원해 있던 A씨.

A씨는 최초 감염자와 같은 층 옆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환자입니다.

하지만 사태 발생 처음부터 지금까지 방역당국의 대처는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먼저 지난달 28일 문제의 병원이 문을 닫은 시점을 꼽습니다.

이 병원을 거쳐간 첫 메르스 환자가 앞선 20일 확정 판정을 받았음에도 일주일 넘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A씨/메르스 감염자 : 최초 환자가 확진되고 의사·간호사가 확진되고 그랬는데 최초 발원지가 0000병원이고 거기서 계속 나왔으면거기 있던 환자들은 (바로) 격리를 하든지 폐쇄조치를 하든지 보건당국이 할 일이지 그냥 방치했단 말이에요. 입퇴원도 자유롭고 보호자 들락날락 자유롭고 그러다가 28일날 저녁에 다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고요.]

병원도 문제지만 자신을 포함해 같은 층 입원자들을 방역당국이 너무 방치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A씨/메르스 감염자 : '당신은 지금부터 격리대상이니까 나가지 마십쇼' 이런 전화 받은 적도 한 번 없고 그러면서 겉으론 괴담자 잡겠다고 엉뚱한 소리나 하고, 3차 감염 없다고 큰소리나 치고 전염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헛소리나 하고, 내가 걸려보니까 열불난다는거죠.]

28일 병원을 나온 뒤 집에 있던 A씨는 갑자기 고열 증상을 보이자 보건복지부 핫라인에 신고를 합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습니다.

[A씨/메르스 감염자 : 의심신고하면 핫라인으로 하라고 계속 자막에 나와서 증세 있다고 했더니 호흡기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라는 거예요. 여기 호흡기내과도 없을 뿐더러 진료 받아서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어떻게하냐 그랬더니 '글쎄요, 알아서하셔야죠'라는 거예요. 이런.]

방역당국의 헛발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불안함을 느낀 A씨가 부인과 함께 보건소를 찾아 검사한 결과 A씨는 지난 1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

하지만 보건소는 다음날 아침 A씨에게 이를 전달했고 시설 격리는 그날 밤에야 이뤄졌습니다.

[A씨/메르스 감염자 : 확진됐으면 밤이라도 새벽이라도 보건소에 전화를 하든 나한테 전화를 하든지 해서 내가 어디를 나가지 말라든지 움직이지 말라든지(해야하잖아요.) 확진 환자를 거의 20시간 정도를 방치했고 전화를 했더니 병실이 없어서 그렇다는 거예요.]

남은 문제는 A씨의 부인.

확진 환자와 지속적으로 붙어있었지만 방역당국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감염자 A씨 부인 : 내가 정말 의심환자아니에요? 한 집에서 며칠동안 확진 환자랑 같이 있던 가족을 왜 방치하냐고요. 그러면서 무슨 총력을 다한다는 거예요? 뭘 다했는데요, 총력을…나한테 한 게 뭐가 있어요. 어떻게 해야하는 거죠, 저는?]

메르스 감염 검사를 받게 해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한 끝에 부인은 최근에야 검사를 받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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