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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철도노조 지도부 영장 잇단 기각…판단 배경은?

입력 2014-01-04 19:48 수정 2014-01-04 19:50

"파업 중 체포된 간부는 구속, 파업 종료되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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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 체포된 간부는 구속, 파업 종료되자 기각"

[앵커]

오늘(4일) 오전에 철도노조 측에서 "간부 16명이 자진 출석하겠다" 이렇게 발표했는데, 또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나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출석한 사람과 안한 사람은 어떻게 구분하는 겁니까?

[기자]

네, 먼저 철도노조의 구조를 이해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것 같은데요, 그래픽을 보면서 잠시 설명드리겠습니다.

철도노조는 전국에 130개 지부가 있고 그 위에 서울, 대구 등 5개의 지역본부와 맨 위에 중앙본부가 있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 35명은 중앙본부에서 위원장 등 8명과 지역본부장 5명, 그리고 기관사 등 핵심 지부장들이었습니다.

이중 6명이 이미 체포가 됐죠, 오늘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힌 16명은 여기에 있는 지부장급과 지역본부 실무자들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핵심 간부 13명은 노사교섭을 더 봐야 한다며 아직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16명이 경찰서에 간 것을 두고 자진 출석인지, 체포인지를 두고도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오늘 오전 철도노조가 중간간부 16명이 자진 출석한다고 발표를 했죠.

그런데 오후 2시반쯤 민노총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노조 간부 5명이 경찰차에 타고 남대문서로 연행됐는데요, 연행 직후 경찰은 5명을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다시 말해 노조는 자진 출석한다고 발표한 것이고 경찰은 이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건데요,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경찰은 출석 의사를 밝히더라도 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법적으로는 엄연히 체포가 맞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 이후에도 검찰과 경찰은 간부들을 체포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는데, 법원에서는 구속 영장이 잇따라 기각됐지요?

[기자]

네, 지금까지 노조 간부 6명이 체포됐는데, 이중 2명은 법원이 구속을 허락했고, 4명은 구속을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 보면, 6명 모두 업무방해 혐의라는 점은 같았지만 구속된 2명은 파업 기간 중에 체포된 사람들이고 풀려난 4명은 파업이 끝난 뒤에 영장 실질 심사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법원이 파업 여부를 판단해 구속 여부를 판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일단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법원이 구속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것이, 도주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지, 또 재범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는 건데요, 파업 기간 중에 체포된 간부는 구속하지 않을 경우 다시 파업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업이 끝난 뒤에까지 구속 수사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게 판사들의 대체적인 판단으로 보입니다.

4명의 영장을 기각한 법원이 다 다르거든요. 그런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혐의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는 계속 받게 될 예정입니다.

[앵커]

물론 재판이 남아있지만 노조 간부에 적용된 업무방해 혐의,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 부분도 검찰과 경찰과 그리고 노조의 입장이 확연하게 갈리는 대목입니다.

특히 관건이 되는 게 2011년 대법원 판례입니다.

노조 측에서는 "업무방해죄를 엄격하게 제한한 판결"이기 때문에 이번에 체포된 간부들도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경찰에서는 이번 같은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판례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노조 집행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간부 13명은 코레일 측과의 노사 교섭 진행이 끝나는 대로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제는 코레일 측이 노조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노사 교섭을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도부가 언제까지 피신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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