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당시, 학생들이 구명조끼만 입고 있었더라도 이같은 참변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번에는 해경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김백기 기자입니다.
[기자]
사설 해병대 캠프 둘째날인 어제(18일), 공주사대부고 학생 197명은 90여명씩 두개조로 나뉘어 보트 훈련을 받았습니다.
오후 5시, 고무보트 8대에 10명씩 타고 바다로 나갔던 첫번째 조가 모래사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학생들은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고 다시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황준현/태안해양경찰청장 : 구명조끼는 가지고 있었는데 착용을 안했다고 (학생들이) 말합니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10명씩 줄을 맞춰 뒷걸음질 쳤습니다.
앞줄에 있던 23명이 허리까지 올라온 물살을 헤치며 10m쯤 나아가던 순간, 갑자기 갯벌의 깊은 웅덩이 '갯골'이 이들을 삼켰습니다.
목까지 차오른 바닷물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파도까지 밀려들어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인솔하던 교관과 구명보트가 18명을 구조했지만 5명은 끝내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없이 바다에 들어간 순간부터 파도에 휩쓸려 사라질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분.
그 짧은 시간,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은 채 피지도 못한 꽃다운 소년들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