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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흡입독성 실험 필요하다는 사실 인지"…검찰, 출시 강행 단서 확보

입력 2016-05-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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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실험없이 제품 출시를 강행한 단서를 확보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따르면 옥시는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의 원료 물질 폴리헥사메틸린구아니딘(PHMG) 구매 당시 원료물질 도매사 CDI에 PHMG 흡입독성 자료가 있는지 문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옥시 측이 CDI에 실험 결과가 있냐고 물은 것이 옥시가 실험 필요성을 알면서도 간과했다는 증거 중 하나"라면서 "옥시가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한 줄 몰랐다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옥시는 1996년 '프리벤톨(Preventol) R80'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출시했다. 이후 '물 위에 하얀 부유물이 생긴다' 등의 소비자 불만이 나오자 2000년 원료물질을 바꿨다. 프리벤톨R80은 흡입독성 실험을 거쳤었다.

이 과정에서 CDI가 "깔끔하고 살균력이 좋다"며 PHMG를 원료물질로 옥시 측에 추천했다. 이에 옥시 측은 "PHMG 흡입독성 실험 자료가 있나"고 CDI에 문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흡입독성 실험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옥시 측은 흡입독성 실험 없이 제품 출시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흡입독성 실험 자료를 CDI에 요청했던 것이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독성 실험을 해야 하는 것을 알고서도 하지 않은 핵심 단서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신현우(68) 옥시 전 대표 등을 상대로 흡입독성 실험을 안한 이유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앞서 옥시 옥시 전·현직 연구원을 연이어 조사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윗선에 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바 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낳은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작됐다. 옥시의 의뢰를 받은 한빛화학이 CDI를 통해 SK케미칼로부터 PHMG를 구매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옥시가 흡입독성 데이터가 있느냐고 물은 것은 실험을 해야 된다는 것을 전제로 물어본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CDI가 없다고 했다면 실험을 반드시 했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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