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기업 풍자소설이 비방죄?…중국 경찰, 작가 체포 논란

입력 2018-05-08 16:39

분유 대기업 비판한 작가 2명 체포돼…농민 이익 옹호한 6명도 구금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분유 대기업 비판한 작가 2명 체포돼…농민 이익 옹호한 6명도 구금

대기업 풍자소설이 비방죄?…중국 경찰, 작가 체포 논란

중국에서 대기업에 관한 풍자소설을 쓴 작가가 비방죄로 체포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8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경찰은 최근 인터넷에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타인을 비방한 혐의로 작가 류청쿤(劉成昆)과 저우광샹(鄒光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전직 언론인인 류청쿤은 지난 3월 26일 중국의 양대 분유 제조업체 중 하나인 이리(伊利)의 판강(潘剛) 회장을 연상케 하는 소설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이 소설에서 판 회장은 범법 행위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판 회장이 종적을 감추고 대중 앞에 드러나지 않은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여겨진다.

저우광샹은 류청쿤의 소설을 본 후 같은 날 자신의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에 판 회장이 체포돼 조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러한 소식에 당일 이리의 주가는 3.5% 급락해 시가총액 1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커지자 이리 경영진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후허하오터시 경찰은 지난달 두 사람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판강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서 심장병 치료를 받고 있다"며 "두 사람은 거짓된 정보를 퍼뜨려 인기를 얻어 돈을 벌려고 했다는 진술을 경찰에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류청쿤은 아내를 통해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일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은 들끓어 분노한 누리꾼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단지 암시를 했다는 것이 범죄라면, 비판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도 범죄다. 이리와 같은 대기업의 힘이 더욱 세진다면 중국의 미래는 없다. 사리분별을 아는 중국인이라면 들고 일어나 'No'라고 말하자"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들은 후허하오터 시의 경찰이 대기업 이리의 청탁이나 압력으로 이들을 체포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네이멍구 자치구의 수도인 후허하오터시는 중국 2대 유제품 생산업체인 이리와 멍뉴(蒙乳)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커 '우유의 수도'로 불린다.

후허아오터시 경찰은 최근 인터넷 매체에 '이리가 농민들을 착취하고 있다. 누가 약한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해 줄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일렬로 뺨 때리고 기어 다니게까지…중국서도 '갑질' 폭로 시진핑 '핵심기술' 독자개발 또 강조…리커창 "협상만이 해법" 중국의 반격…"미국 인권, 갈수록 악화" 보고서 발표 미투 운동이 중국서 잠잠한 이유는?…SNS 검열로 확산 차단 중국 "생활 수준 높이는 성과 축원"…대북제재 해제 촉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