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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이 중국서 잠잠한 이유는?…SNS 검열로 확산 차단

입력 2018-04-24 15:54

WSJ "성폭행 사례 게시물 철저하게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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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성폭행 사례 게시물 철저하게 검열"

중국 당국이 사회 불안을 막기 위해 대학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SNS상에 게시되는 대학생들의 성폭행 피해 사례 글들을 철저하게 검열해 삭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인 베이징대에서 20년 전 지도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여학생이 자살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앞서 베이징대 사회학과 95년 졸업생으로 캐나다에 체류 중인 리유유(李悠悠)가 지난 7일 중국 인터넷 매체에 '선양(沈陽) 교수를 실명 고발한다'는 글을 올려 1998년 자신의 베이징대 중문과 친구였던 가오옌(高岩)이 선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고통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 3명의 교수가 성희롱한 혐의가 있다는 폭로가 나왔고, 또 다른 대학에서는 한 조교의 성폭행을 고발하는 폭로가 이어졌다.

그러자 중국 정부와 대학 당국은 성폭행 피해 사례를 SNS상에 게시한 글을 삭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 미투 운동이 확산하는 것을 막았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조직적인 대응에 따라 중국 내에서 미투 운동은 대학가 밖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10여 개 대학의 학생과 졸업생 수백 명이 대학 당국에 성폭행 피해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해 달라는 청원서를 보냈지만 미투 운동은 산업계, 언론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은 중국 내 미투 운동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잠잠한 이유는 중국 당국의 통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주 베이징에 있는 런민(人民)대에서 학생 70여 명이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한 교수의 강의실 입장을 막는 시위를 벌였으나 대학 당국에 의해 학생들은 곧바로 해산됐다.

중국 당국이 검열이나 통제를 통해 사회운동의 확산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에는 환경오염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번지자 중국 당국은 철저한 검열을 통해 대중의 분노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했다.

실제로 중국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 '#미투'(# Me Too)를 검색하더라도 관련 글들을 제대로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의 누리꾼들은 한때 '미투'의 중국어 발음과 유사한 '미투'(米兎·쌀토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대신 사용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미투'(米兎)라는 단어로 검색하더라도 미투 운동 관련 글들을 찾기 어렵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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