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 그 어느 곳보다 아기울음소리가 자주 들리는 곳이 있습니다, 땅끝마을 전남 해남인데요, 출산율이 전국 평균의 두 배라고 합니다. 지자체의 어떤 정책들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정진명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올해 43살인 이영란 씨는 80일 전 늦둥이 딸을 얻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딸을 낳은 지 8년 만의 출산입니다.
늦은 출산에 걱정이 많았지만 막내딸이 커가는 모습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습니다.
[이영란/전남 해남군 해남읍 : 옹알이를 많이 할 때도 있고 그러는데 커가는 게 보이니까 정말 행복해요.]
언니들은 어린 동생이 신기한지 눈을 떼지 못하고 놀아주고 남편의 귀가 시간은 훨씬 빨라졌습니다.
[박창하/남편 : 이렇게 낳고 보니까 더 빨리 낳을 걸 그랬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전남 해남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2.34명. 우리나라 평균 1.21명보다 배 가까이 많습니다.
해남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렇게 유별난 건 아니었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지난 2008년 지자체 중 처음으로 출산장려팀을 꾸린 겁니다.
1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아이 기르는 부모 마음을 챙겼던 게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겁니다.
한번 주는 출산축하금 대신 매달 양육보조금을 지급하고, 출산 직후의 산모에게는 미역과 쇠고기 1kg, 아기 내의를 담은 '아기사랑택배'를 보내는 작은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김충재 보건소장/해남 보건소 : 출산에 대한 인식개선 프로그램의 홍보, 그런 가치관 변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조현경/임산부 : 엽산제나 철분제 같은걸 보더라도 하나 하나 챙겨주시는걸로 많이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둘 아이가 늘고 주변에 아기가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 낳는 분위기도 만들어졌습니다.
[한주희/전남 해남군 해남읍 : 동생이 있어야지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저처럼 셋째를 낳고 키우는 분들도 많아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쁨에 푹 빠진 땅끝 해남의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