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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은 의문들…'준희양 사건' 경찰 왜 휘둘렸나

입력 2017-12-29 20:30 수정 2017-12-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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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백은 나왔지만 여러 가지 의혹이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가 만났던 시점이 고 씨가 자백하기 이틀 전이었던 거죠? 당시 직접 만났을 때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영상에서는 얼굴을 가렸지만 고 씨는 굉장히 비통해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 앞까지 경찰을 따라 나와 인사를 할 때도 다소 위축돼 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딸을 직접 암매장한 아버지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신진 기자가 직접 만나본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자리를 뜨고 취재진이 고 씨를 따라가자 발걸음을 멈추더니 다소 위협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자를 대하는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거죠. 그리고 고 씨가 준희를 유기한 이후에도 태연하게 회사를 다니고, 온라인 카페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중고 물품을 거래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시 고 씨가 장난감 프라모델을 팔겠다고 올린 게 유기했다고 밝힌 시점에서 2주도 안 된 때였습니다.

고 씨뿐만 아니라 준희를 함께 키웠던 동거녀 이모 씨도 실종 이후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계속 활발하게 활동했는데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올해 7월과 9월, 여자아이의 옷과 장난감을 판다는 글에 '사겠다'는 답변을 단 것입니다.

[앵커]

준희양을 염두에 두고 그런 답변을 단 것일까요?

[기자]

일단 동거녀에게는 준희보다 한 살 많은 친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준희 외에 함께 살던 여자아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준희가 사라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면 매우 치밀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경찰이 오늘 브리핑을 했지만,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이 남은 거 같습니다.

[기자]

네, 화면을 보시면 아파트 복도 끝쪽에 고씨 집이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서는 애완동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나온 혈흔이 사람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여기서 나온 혈흔이 왜 생겼는지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혈흔에는 고씨와 준희 양, 동거녀 이 씨의 유전자가 모두 담겨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준희에게 물리적인 학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겁니다.
 
4월에 유기했다고 밝힌 딸을 12월에 실종신고를 한 부분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 씨는 당시 20일 전인 11월 18일 준희가 집에서 사라졌다고 신고했는데요.

뒤늦게 허위로 신고한 부분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앵커]

실종 20일 만에 신고를 한 건데, 당시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나서지 않은 부분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자]

경찰은 12월 8일 신고를 받았고 일주일 뒤인 12월 15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자 공개수사 전환 일주일 뒤인 22일에서야, 고씨 아파트와 동거녀 어머니 자택 등을 압수수색합니다.
 
그리고 어제 압수수색한 휴대전화를 분석해서 증거를 들이대자 고씨가 자백했다는 건데요.

그동안 경찰은 대대적인 인력과 헬기까지 동원해 수색을 했는데 엉뚱한 곳만 뒤진 셈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처음부터 가족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경찰 조사에 따르면 친어머니와 살던 준희는 올해 1월 친아버지와 동거녀가 사는 집으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기를 했다고 밝힌 시점에는 동거녀 이 씨의 어머니 집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환경이 있었던 만큼, 경찰이 초기부터 가족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하지 않았냐는 겁니다.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한 이영학 사건 때도 경찰이 초기에 단순 가출로 판단해, 피해자 김양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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