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선 한밤중에 수백 명이 백신을 맞으려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다 말고 잠옷 차림으로 뛰쳐나왔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워싱턴 임종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의 병원입니다.
어두운 밤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노부부는 잠옷 차림으로 달려왔습니다.
[미국 시애틀 주민 : 자고 있었는데 '엄마 빨리, 예약이 새벽 1시예요.'라고 해서 옷 입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설거지하다 뛰쳐나온 주민도 있습니다.
[미국 시애틀 주민 : 제 아내가 '뉴스 봤어요?' 소리치며 계단을 내려왔어요. 저는 설거지하느라 몰랐습니다.]
소동이 시작된 건 백신 냉동고가 고장 나면서부터입니다.
1,600명이 맞을 수 있는 모더나 백신이 그 안에 있었습니다.
다음날 새벽 5시 반까지 쓰지 못하면 모두 버려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인근 병원까지 나서 접종 대상자를 찾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케빈 브룩스/미국 시애틀 병원 관계자 : 자원봉사자 150여 명과 의료진, 지역 사회가 힘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 만에 다행히 한 방울도 낭비 없이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미국 시애틀 주민 : 우후! 이 밤중에 여기 온 것은 정말 중요했습니다.]
미국 내에 배포된 백신은 지금까지 모두 4,900만 회 분량입니다.
그러나 실제 접종이 이뤄진 것은 그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나머지 2,000만 번 넘게 맞을 수 있는 백신은 실제 어디에 있는지, 또 언제 접종이 가능할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