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먼저 화천대유 자산 관리와 관계사들이 어떻게 3억 5천만 원을 출자해 4천 40억 원의 배당금 등 수천억 원의 이득을 챙길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수익 구조를 설계한 사람은 물론이고 이를 묵인하거나 지원한 인물이 있다면 반드시 밝혀져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처럼 말도 안 되는 특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로비에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검은돈과 막대한 수익금의 흐름입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어떤 식으로 얼마나 돈이 흘러들어갔는지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같은 의혹을 풀어줄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들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는 녹취록인데요. 이 녹취록 내용으로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금품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도 파악했습니다.
유한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7일 검찰 조사에서 제출한 녹취록은 모두 19개입니다.
최근 2년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과 대화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정 회계사는 남욱 변호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일대 민영 개발을 추진한 핵심 인물입니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가 배당받은 개발 이익금 4040억 원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자를 선정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주요 관계자에게 10억 원대 금품을 전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수억 원씩 여러 차례에 걸쳐서 제공했다며 전달 방법도 구체적입니다.
정 회계사는 현금 뭉치가 찍혀져 있는 사진과 자료 등을 함께 제출해 이를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화천대유가 토지 헐값 분양과 아파트 직접 분양 같은 특혜를 어떻게 받게 됐는지도 녹취록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익 배분 구조와 함께, 막대한 수익이 어디까지 흘러갔는지도 파악해야 할 부분 중 하나입니다.
배당금 4천억 원 중 일부로는 서울 강남 등에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나머지 자금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유동규 전 본부장이 어제(29일)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 수사관들이 현관문 밖에서 기다리는 사이 창문을 열고 던진 것입니다.
수사관들이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고 건물 밖을 수색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