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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내 연기 어땠어요?'…진정성은 어디에

입력 2016-05-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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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내 연기 어땠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기자회견을 열었다던 기업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전해집니다.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이 있었고. 상식적으로 봐도 그렇게 얘기했을 것 같진 않지요.

그러나 분명한 건. 밀린 숙제 해치우듯, 뒤늦게 나선 그들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빠져 있었다는 사실….

실험 결과를 의도적으로 만졌다는 혐의로 체포된 그 교수도 기업 측에 유리한 연구를 재차 요구했다던 그 로펌도 모두 발뺌을 했습니다.

아무도 사과하지 않는. 그 소리 없는 죽음.

문득 떠올린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었습니다.

구원파의 교주. 지명수배와 도피. 수집광 아들과 호위무사.

쏟아지던 그 비난의 물결 한가운데 애타는 구조신호를 외면한 국가는. 어느새 빠져있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아직도 그날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뿐이지요.

그들 역시… 아무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안방의 세월호 참사라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정부는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교통사고와의 형평성을 이야기하고 지난 정부에서 시작된 일이니 책임을 통감하긴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사과는 못하겠다는 이야기….

왜 이런 제품들이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팔려나갔는지.

왜 사람이 100명 넘게 죽어나간 이후에야 수사는 시작되었는지.

왜 우리는 이런 후진적 사고 앞에 무너지게 되는 것인지.

대답은 아무에게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옛날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91년 노태우 정부 당시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당시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자 국민 앞에 사과한 당사자는
94년 김영삼 정부의 총리였습니다.

"대책을 세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어디까지나 정부의 책임…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똑같은 말을… 오늘날도 들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유난히 애국이 강조되는 요즈음… 국가의 연속성은 정부의 연속성이기도 하고, 그것은 진보냐 보수냐를 가리지 않으며 전 정권이냐 현 정권이냐를 가리지 않기에….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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