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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무효화' 나선 이스라엘의 여론전…"미국과 사전협의"

입력 2018-05-02 11:09

이스라엘 총리 '이란은 거짓말했다' 프리젠테이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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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 '이란은 거짓말했다' 프리젠테이션 내막

'이란 핵합의 무효화' 나선 이스라엘의 여론전…"미국과 사전협의"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 간 핵 합의를 무효로 돌리고자 최근 벌인 '이란은 거짓말했다' 프레젠테이션의 내막이 드러나고 있다.

사전에 미국과 협의해 동의를 받았으며, 폭로 내용 자체도 새로울 것 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합의 폐기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자료가 보관된 창고를 2016년 2월 인지하고 감시에 들어갔다.

모사드는 2년만인 지난 2월 작전에 돌입했고, 이란의 핵 활동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관리들이 곧 미국 파트너들에게 이를 알렸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3월 5일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 자료에 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5월 12일 이전에 이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동의도 받았다.

5월 12일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유예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연장하지 않으면 핵 합의를 폐기하는 셈인데, 그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체결된 이 합의의 폐기를 주장해 왔다.

이란 핵 합의를 놓고 네타냐후는 "끔찍하다"(terrible)라고, 트럼프는 "소름 끼친다"(horrible)라고 부른 만큼 둘이 협의를 했다는 것은 이미 이란 핵 합의의 폐기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핵활동 자료 폭로 프레젠테이션은 국제사회를 겨냥한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프레젠테이션은 이스라엘 TV로 생중계됐지만, 연설의 대부분을 영어로 진행해 외국을 대상으로 한 행사임을 분명히 했다.

또 프레젠테이션 동안 배경에 "이란은 거짓말했다'(Iran lied)라는 두 글자의 표제를 배치한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의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과장이 심한 스타일을 따른 것으로 비쳤다.

네타냐후가 이 행사를 하면서 "정보에 관한 큰 성취"라고 자평했음에도 이 자료는 오래전인 1999∼2003년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의 외교관은 "새로운 것이 없다. 연극조의 언행"이라고 혹평했다.

각국 및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네타냐후의 프레젠테이션을 볼 때 이란이 핵 합의를 위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정 탈퇴에 대한 이스라엘의 서막으로 마련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1일 미국 CNN 방송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누구도 그런 부류의 진전을 원치 않는다"며 이란이 역내 규칙을 바꾸는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때인 2015년 7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 등 주요 6개국이 이란과 핵무기 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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