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탑승객의 "잘 가고 있다"…구조 혼선 부른 '거짓말'

입력 2015-09-08 08: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해경의 늑장대응과 관련한 문제점들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배의 위치발신장치 신호가 끊긴 상황에서 탑승자 명단에는 있었지만 실제로는 타지 않은 사람의 잘 가고 있다는 말만 믿었습니다. 이 시각, 바다에서 사투를 벌였을 탑승객들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최충일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가 난 5일, 상추자항을 떠나 전남 해남으로 향하던 돌고래1호는 기상이 악화되자 추자도로 회항했습니다.

선장 정모 씨는 돌고래호 선장 김모 씨와 전화 통화를 시도하다 연결이 되지 않자 오후 8시 10분쯤 이 사실을 추자출장소에 알렸습니다.

15분 뒤에는 정식 신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8시 42분쯤 탑승자와 연결을 시도하던 해경의 전화를 승선자 명부에 있던 박모 씨가 받았습니다.

박 씨는 "지금 잘 가고 있다. 곧 도착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제 배에 타지 않았습니다.

[박모 씨/배에 타지 않은 승객 : 그런 전화가 오면 솔직히 그 전부터 다 아는 선장이고 예예하고 바로 그 선장에게 전화하고 전화 안 받으니 바로 전화했어요.]

박씨는 8시 45분쯤 사실을 실토했고, 추자출장소는 9시 3분, 제주해경에 보고했습니다.

박 씨 거짓말 때문에 귀중한 초기 20여 분이 지체된 겁니다.

하지만 구조 골든타임을 놓친 책임을 박 씨에게만 돌릴 수 없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는 이미 7시 39분 신호가 끊겼지만 해경은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또 애초 8시 10분에 제주해경상황센터로 보고했다면 1시간을 벌 수도 있었습니다.

해경이 승객의 입만 바라보며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겁니다.

[이평현/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 : (8시 10분엔) 신고자가 뭘 해달라 이런 상황 아니고 적극적인 신고 의사가 없었다. 이렇게 보고….]

이번 사고는 해경의 늑장대응에 가짜 승객의 거짓말까지 더해진 인재였습니다.

관련기사

신고부터 수색까지 허점투성이…달라지지 않은 해경 업자에게 맡긴 '안전'…소형 낚싯배 '관리 사각지대'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 90여 분…늑장대응 나선 해경 "우리 쪽 비추지도 않고…" 해경, 엉뚱한 지점서 수색 고흥서도 2명 태운 낚시어선 실종…해상사고 잇따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