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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사살이 테러 조직 격퇴에 효과적일까?…전문가들 "글쎄"

입력 2016-09-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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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사살이 테러 조직 격퇴에 효과적일까?…전문가들 "글쎄"


수뇌부 사살이 테러 조직 격퇴에 효과적일까?…전문가들 "글쎄"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2인자이자 대변인인 아부 무하마드 알아드나니의 사망과 관련해, 수뇌부를 제거하는 것이 테러 조직 전체를 와해하는 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 조직 수뇌부 제거가 조직 전체를 약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해당 조직의 작전 지침과 이념 공세 방법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알아드나니의 죽음이 IS에 막대한 타격이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학계에서 분석한 사례에서는 수뇌부 사살이 조직 전체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는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제나 조던 조지아공과대학 교수팀은 주요 인사가 사망한 이후에도 IS 조직이 유지될 수 있는 2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 번째는 이 조직이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이 계속해서 모집돼야 하며 새로운 수뇌부로 뽑을 수 있는 인력 풀이 있어야 유지된다. 연구팀은 IS가 점령지 주민들로부터 받는 지지가 이 조직을 안정시키는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IS 수뇌부는 주로 자신을 지지하는 마을이나 인근 지역에서 살해되는데, 이는 사망 이후에 오히려 주민들로 하여금 IS를 지지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주민들의 지지가 없는 경우에도 IS는 여전히 시리와 이라크 일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조직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조던 교수는 종교를 이용한 조직일수록 외부의 공격에 더 쉽게 대처한다고 분석했다. 어떤 사람이든 수뇌부에 앉혀서 그들이 공유한 이념을 투영하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특징은 관료제와 연관돼 있다. 테러 조직이 행정부와 급여, 군수담당 직원을 두는 등 법인체의 조직도를 흉내 낼수록 안정된 운영을 하게 된다. 수뇌부 일원이 죽는다 하더라도 비교적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IS는 다른 관료 조직과 마찬가지로 위계질서가 확실히 잡혀 있으며 내부 규칙과 책임 소재도 명확하다. 수장이 없어지면 2인자로 대체가능한 구조다. 비단 수뇌부뿐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보더라도 그렇다. 톱니바퀴가 하나 빠져도 다른 부품들로 인해 여전히 기능을 유지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조직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게다가 IS의 경우 이미 조직이 너무 크고 복잡해져서 한 사람이 좌우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심지어 수장이라도 IS의 미래를 자기 마음대로 만들거나 부술 수 없다는 얘기다.

테러 조직의 힘을 빼놓은 기존 사례도 수뇌부 사살만으로 이뤄진 일은 아니었다. 테러 조직은 일종의 '정치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사상적 근원과 현지 세력의 지원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조직이 없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NYT는 보도했다. 일례로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 수장이었던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가 2006년 미군의 공습으로 살해된 것도 이라크 수니파가 대거 조직을 빠져나오면서 세력이 약화된 이후의 일이었다. 알카에다의 경우에도 10년 넘게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진행한 '뿌리 뽑기' 작업을 기반으로 2011년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할 수 있었다.

테러 조직 수뇌부를 없애는 것이 조직을 와해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은데, 왜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이런 전략을 계속 사용하는 것일까. NYT는 비용이 낮고 감수할 위험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도 공습에 성공하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발표를 할 수 있어 미국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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