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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훌륭한 치유자"…임세원 교수 추모 물결

입력 2019-01-02 19:03 수정 2019-01-0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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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주, 두 주가 지나감에 따라 내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점차 사그라들었고, 나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나는 그제야 환자들이 했던 이 말의 의미를 뼛속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고 임세원 교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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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2019년 새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톡쏘는 정치인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앞서 들으신 내용은 지난달 31일 우울증을 앓고있는 환자에게 목숨을 잃은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임세원 교수의 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의 일부입니다. 고 임세원 교수는 이른바 우울증 명의로 알려진 분입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그 자신이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환자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됐고 그런 경험과 환자 치료 연구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임세원 교수를 숨지게 한 박 모씨는 그의 환자였습니다. 임 교수와 상담하던 중 돌연 흉기로 찌르고 임교수가 도망가자 뒤를 쫓아가 끝내 그의 가슴부위를 여러차례 찔렀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임교수, 마지막까지 간호사들을 대피시키고 자신은 정작 피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어제(1일) 범인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3시부터 영장심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심사를 받으러 가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박모 씨 : (범행 저지른 이유가 뭐예요?) (계획된 범행이셨나요?) (범행 저지른 이유…원한 있었어요?) (왜 죽였어요?) (범행 저지른 이유 뭐예요? 범행 저지른 이유 뭡니까?)… (유가족들한테 하실 말씀 없어요? 유가족들한테 할 말 없어요?) (범행 왜 저질렀어요?) …]

각계에서 추모의 물결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추모의 그림도 퍼지고 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였다며 회고했고 의사협회도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말로 우리 흔히 말할 때 헌신하는 분들 있잖아요. 항상 환자에 대해서 헌신하고 본인이 또 우울증이 걸리셨었다고 합니다. 그 지인분들께서는 정말로 너무너무 마음 아파하시더라고요. 헌신하시고 흔히 말할 때 의사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그런 분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의료진을 상대로 한 폭행사건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경찰이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고, 지난해 7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술에 취한 사람이 응급실 의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국회에서 응급실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었습니다. 하지만 응급실 뿐 아니라 의료진 모두에게 안전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의료 기관 전체. 그렇다고 해서 다른 데도 환자, 일반 외래에서도 환자 다 보거든요. 그 부분은 결국 의료법에 관계된 문제입니다. 여기서도 의료인 폭행 방지에 관한 조항이 있기는 한데요. 실효성이 조금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이번에 이 부분도 좀 같이 개정하려고 했는데 이 부분은 계류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고인의 유족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고인의 유지가 제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며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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