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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후폭풍' 청와대까지 흔들…정무 기능 상실했나

입력 2014-06-18 22:34 수정 2014-06-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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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은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하고도 국무총리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청문요청서조차 국회에 내지 못하고 있는 그야말로 초유의 국정 비상상황인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이 상황을 조금 더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치부 남궁욱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귀국 후에 어떤 방식으로 언제쯤 정리될 것이냐 하는 것이 아무래도 궁금하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귀국은 21일, 토요일 밤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태수습이 빨라도 다음 주 초반이 되어야할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요.

사태를 수습하는 방식과 관련돼서는 역시 앞에서 나온 것처럼 지명철회보다는 자진 사퇴를 유도하는 쪽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관측이 여권 내에서 우세합니다.

[앵커]

하여간 그것도 다 두고 봐야 할 일이죠. 여전히 여당 일부 의원들은 청문회까지 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상황이 좀 바뀌었습니다.

오히려 문 후보 지명 초반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비주류 당권 주자 김영우 의원 같은 경우, 오늘(18일) 의원총회에서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자' 이런 취지에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반면에 초반에는 반겼던 친박 핵심들, 요즘 들여다보면 입장이 바뀌고 있습니다. 절대로 청문회까지는 가서는 안 된다, 이런 얘기인데요.

왜 그런가 하면 이건 표 계산 때문입니다.

문창극 후보자가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가결 받으려면 재적 의원 286명 중 절반인 243표 이상을 얻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새누리당의 의원 숫자는 148명입니다.

그러니까 6명만 반대로 돌아서도 부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표 계산을 해야 하는, 친박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어제 초선들 반발을 좀 달래면서 자율투표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한 건데요.

그걸 반대로 뒤집어보면 표결까지 안 가겠다, 이런 구상들을 전제에 깔아놓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많은 상황입니다.

[앵커]

하여간 여당 내에서는, 특히 중진 의원들은 표결로 가면 완전히 큰일 난다, 이런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한 얘기는 저희뿐만이 아니라 많은 언론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긴 했습니다마는,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 것 같습니까?

[기자]

아주 간단히 말씀드리면 인사검증시스템 절차가 굉장히 느슨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나온 결과를 가지고 내리는 정무 판단의 잣대는 더 느슨합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안대희 전 후보자나 문창극 후보자 같은 경우, 논란이 된 요소들은 대부분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정보들이거나 비교적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에서부터 출발이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정보 수집 능력도 부족했습니다마는 얻어낸 정보를 가지고 선제적으로 논란거리를 가려낼 수 있는 정무판단이 더 부실했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겠고요.

물론 이런 평가가 나오는 배경에는 인사를 할 때 철통보안을 제일 중시하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때문에 청와대 민정라인이나 또 청와대 인사위원회가 검증한 다음에 될 만한 사람을 대통령에게 올리는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될 만한 사람을 낙점받아서 그 사람을 적당히 검증해서 다시 올리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낙점을 받으면 어떻게든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검증하겠지요.

[기자]

형식적인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인 거죠.

[앵커]

인사위원회 얘기가 나왔는데 위원장은 비서실장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이어서 또 책임론이 전보다 더 거세지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오늘 친박계 원로그룹에서 같이 활동했던 서청원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오늘은 그런 얘기까지 했습니다.

청와대 인사위원회를 청와대 바깥에 두는 방안을 검토해야 된다고 얘기했는데요.

[앵커]

그건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군요.

[기자]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고 사실은 총리 후보 2명을 흔들리게 한 김기춘 비서실의 일처리에 대해서 우회적이지만 따갑게 비판한 거거든요.

[앵커]

비서실장의 큰 권한 자체를 뺏겠다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문 후보자뿐 아니라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계속해서 표절 논문의혹이 제기되고요. 사실은 개각 이후에 하루도 잡음이 끊이는 날이 없습니다.

오늘 야당에서는 아예 이번 개각 명단이 무슨 '부상병 집합소' 같다는 비판까지 나왔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이번 인적쇄신을 거치면서 혼자 살아남아서 당정청에서 중심을 잡을 거다, 입지가 강해질 거다라는 예상을 받았던 김기춘 비서실장의 입지가 오히려 더 흔들리고 있고요.

그 흔들리는 증폭도 사실은 개각 전보다 더 심해졌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남궁욱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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