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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침입사건 축소·은폐 정황…"인사처, 비번 지운 사실 등 감춰"

입력 2016-04-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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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 침입사건 축소·은폐 정황…"인사처, 비번 지운 사실 등 감춰"


정부청사 침입사건 축소·은폐 정황…"인사처, 비번 지운 사실 등 감춰"


인사혁신처가 '정부청사 침입사건'을 수사의뢰하면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일부 사실들을 감춘 것으로 드러나 축소·은폐의혹을 사고있다.

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범인 송모(26)씨는 훔친 출입증을 이용해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접근, 전자잠금장치(도어록) 옆에 적힌 비밀번호를 통해 사무실에 침입했다.

경찰은 인사처가 지난 1일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기 전에 도어록 옆 벽면에 적혔던 비밀번호를 모두 지우도록 지시했으며 수사의뢰 당시에는 해당 내용이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도어록 옆에 적힌 비밀번호는 청사 내 청소를 위해 각 사무실 옆에 표기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처는 해당 비밀번호가 송씨의 침입에 빌미를 줬다고 판단, 경찰에 수사의뢰 하기 전 행정자치부 소속 청소담당 주무관의 지시로 비밀번호를 지운 정황도 파악됐다.

송씨가 정부서울청사에 출입한 것은 공무원 시험 이전 1차례, 시험 이후 4차례 등 총 5차례다.

우선 송씨는 2월28일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청사에 출입했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외출·외박을 다녀온 뒤 복귀하던 의무경찰 대원들 틈에 끼어 침입할 수 있었다.

이날 청사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은 보관돼있지 않아 영상 확인은 못했으나 송씨와 출입증을 도난당한 공무원 등을 통해 밝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시험지와 답안지 등을 훔치기 위해 청사 내 체력단련실에 방문, 출입증을 훔치고 본관에 들어갔지만 인사처 사무실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이어 지난달 6일에는 오전 11시께 청사를 찾았다. 시험을 본 뒤 자신의 답안지를 수정하기 위함이었다. 앞서 훔친 출입증이 도난신고로 출입이 불가하자 정문을 통해 들어간 뒤 체력단련실에서 새로운 출입증을 절도했다. 하지만 별 소득 없이 청사 내를 배회하다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이날부터 가방 안에 슬리퍼를 챙겨와 청사 내부에서 공무원 행세를 하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24일에는 오후 4시45분 기존에 훔쳤던 출입증을 이용, 청사 정문으로 들어갔다가 다음날 오전 1시32분께 정문을 통해 나갔다.

이날부터 시험 성적 조작을 위해 인사처 컴퓨터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험성적 조작에 성공한 지난달 26일은 오후 8시47분 청사에 들어간 뒤 다음날 오전 5시50분께 나왔다. 이날도 체력단련실을 통해 공무원증을 훔쳤다.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접근한 뒤에는 도어록 옆에 적힌 번호를 눌러 침입에 성공했다. 이후 미리 준비해온 이동식저장매체(USB)를 이용해 관련 컴퓨터에 접속, 시험 성적을 조작한 뒤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이달 1일 범행 적발 전 청사에 마지막으로 침입했다. 지난달 26일 훔친 신분증이 도난신고가 안 된 덕에 출입이 가능했다.

인사처는 관행적으로 1차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를 한 뒤 서류전형 합격자를 재공지하는데 이를 본 송씨가 자신의 범행이 들통 난 것으로 오인해 확인 차원에서 다시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일 구속한 송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을 계속 추궁하는 한편, 정부서울청사 방호책임자를 불러 방호지침 위반 여부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전·현직 공무원과 연락한 정황은 없었다"며 "송씨의 지인 중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의경대원은 없는 것으로 조사돼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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