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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을 막아라"…새누리당과 더민주, 박지원 대항마 찾느라 골몰

입력 2016-04-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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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을 막아라"…새누리당과 더민주, 박지원 대항마 찾느라 골몰


김동현 김태규 홍세희 기자 = 국민의당이 27일 박지원 의원을 20대 국회 초대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 상황 속에 새누리당은 노회한 '박지원 원내대표'라는 또다른 산을 만나게 돼 고민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다수당인 더민주의 공세도 막아내기 버거운 판에 캐스팅보트를 쥔 3당 원내대표가 정치 9단인 박지원 의원이기 때문이다.

더민주도 박지원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제1야당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하는데, 박 원내대표가 새누리당과 더민주사이에서 줄타기 하며 몸값을 높이려 할 경우 자칫 야권의 흐름이 국민의당에 의해 좌지우지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더민주도 이같은 이유에서 박 원내대표에 정치적 무게감이 뒤지지 않는 맞수 찾기에 분주한 표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2010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2012년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원내대표만 이번이 세번째다. 2010년 18대 국회에서 당시 박지원 원내대표의 카운터 파트너였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맞상대 한 바 있다. 때론 여당과 손잡고, 때론 강하게 협상을 거부하는 등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며 정치판을 뒤흔들었다.

더구나 박 원내대표의 정보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 '왕수석', '소(小)통령', '중(中)통령', '대(代)통령' 등 온갖 별칭을 얻으며 정권 최고 실세로 군림했다. 그러면서 그가 당시 꽂아 놓았다는 사정기관 내 '빨대'가 아직도 정보 제공자로 활약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실제로 그는 각종 인사청문회 때마다 깜짝 놀랄만한 꼬투리 정보로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 후보자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에서는 1당 원내대표와의 기싸움에도 뒤지지 않고, 3당 원내대표의 노회한 전략에도 말려들지 않으려면 보다 경륜 있는 원내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고 있다. 정치 경험과 협상력이 풍부한 인사가 원내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비박계에서 나경원 의원, 충청권에서 정진석 당선인, 친박계에서 홍문종 유기준 의원 등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중 정 당선인의 경우 2010년 MB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으며 박 원내대표를 경험한 바 있다. 정 당선인은 27일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사실 박 의원과는 1988년에 뉴욕에서 처음 만난 이래로 30년 가까이 된 사이"라고 친분을 과시했다.

정 당선인은 "예전 MB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박지원 의원과 상대 파트너로 일을 해봤다"면서 "그때 저는 정무수석, 여당은 김무성, 야당은 박지원 원내대표였는데 그때도 긴밀하게 대화도 나누고 1대1로 만나 정국현안에 대해서 의견도 교환하고 그런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당선인은 "이 양반은 꽉 막힌 사람이 아니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협력을 통해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그런 분이다. 누구보다도 노련한 그런 분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소신과 역량을 가진 분"이라고 새누리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낙관했다.

원유철 대표 권한대행은 박 원내대표에 맞설 새누리당의 원내사령탑에 대해 "국민의당의 선택이 국회 운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걸맞는 정치력과 경험이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과 주고받기 협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만큼 박 원내대표와 '딜'이 가능한 인사가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박지원 대표는 경륜 있고 노회한 분"이라며 "우리당도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원내대표 자리는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자리"라며 "개원 협상에서부터 법안 협상까지 어느것 하나 녹록찮은 게 없다. 굉장한 고도의 정치력을 필요로 하고, 특히 야당에 휘둘리지 않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여소야대 상황에 처한 새누리당의 현실을 지적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솔직히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된 게 다행"이라며 "박 의원이 더민주에 계속 있으면서 원내대표 같은 당 지도부를 하면서 우리 새누리당을 괴롭히는 걸 상상해봐라. 그것도 여소야대에서…끔찍하다"고 뼈있는 농을 건넸다. 그는 "박 의원이 과거 MB 정부 초반에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각종 정권 차원의 게이트 의혹을 제기했는데, 캐스팅 보트를 쥔 제3당 원내대표를 하는 만큼 과거와는 다른 스타일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내대표 후보군만 10명 안팎으로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는 더민주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장 제1야당으로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강력한 원내사령탑 출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대표 주자로 나선 우상호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선수 혹은 나이가 아무리 많은들 박 의원을 능가할 수 없다"며 "차라리 50대 리더십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략통' 민병두 의원은 "박지원 의원을 대항하려면 전략적 감각은 물론 수를 다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의 우위를 주장했다. 이들 의원들과 함께 노웅래 우원식 홍용표 의원 등 3선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낼 태세다. 그러나 이들 후보군이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박지원 원내대표의 후배 정치인으로 관계를 유지했던만큼 적어도 4선 이상급에서 원내사령탑을 맞아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현재 4선 중에는 이상민·강창일·설훈·안민석·조정식 의원 등이 원내사령탑에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강창일 의원은 통화에서 "박 의원의 정치력을 감당하려면 우선 선수가 높아야 한다"며 "이번 원내대표는 무조건 싸워서도 안되고 박 의원과 소통도 해야한다. 이해관계나 논리도 잘 세워야 한다"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제가 법사위원장으로서 박 의원이 법사위원으로서 저와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향후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호흡을 잘 맞출 수가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저는 박지원 의원의 스타일이나 생각을 다 꿰뚫고 있기 때문에 논의하는데 있어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있어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이심전심"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거물급 인사가 박 의원의 맞수로 나서 제1야당의 선명성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김부겸 원내대표론도 나오고 있다. 당헌 당규상 원내대표는 당권, 대권 분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당 대표를 고사하고 있는 김 당선인의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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