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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인도 점령…배달 오토바이 '무법 질주'

입력 2021-08-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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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달 수요가 늘면서, 거리에 오토바이도 더 많아졌습니다. 인도를 달리거나, 인도 위에 주차를 해놓은 모습도 자주 보이는데요.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 뒤에 보이는 곳이 인천의 한 배달대행업체입니다.

지금은 비교적 깨끗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게나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인도를 채운다는데 어떤 상황일지 살펴보겠습니다.

오토바이들이 인도에 서 있습니다.

얼마 뒤, 배달을 마친 오토바이들이 하나 둘 돌아옵니다.

인도로 달려오더니 그대로 서버립니다.

어느새 인도 오른쪽은 오토바이 주차장이 돼버렸습니다.

시민들은 오토바이 사이로 걸어갑니다.

아예 빙 돌아가기도 합니다.

[강은미/인천 연수구 : 인도가 아무래도 좁아져 있다 보니까 피해서 가야 하고, 언제 출발할지도 모르고.]

위험한 상황도 생깁니다.

자전거와 부딪칠 뻔하고, 사람도 아슬아슬하게 비켜갑니다.

인도를 달리다 앞서가던 사람 뒤로 바짝 붙어 가기도 합니다.

위험하게 운전하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곽채은/인천 연수구 : 인도라고 하는 건 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리고 (보행자가) 보호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건 좀 아니지 않나.]

업체는 관리가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업체 관리자 : 인도 주행하지 말라 해도 하고…그걸 일일이 저희가 기사가 한두 명도 아닌데 이게 통제가 안 돼요.]

업체는 취재진이 다녀간 뒤에야 오토바이를 치웠습니다.

배달 주문이 많은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음식을 받으려는 배달 오토바이가 길 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런 오토바이들, 음식을 받고 나면 인도로 달립니다.

음식을 받아 나와 그대로 출발합니다.

식당들이 모여있는 인천의 한 사거리에서 관찰해보니 30분 동안 30대 넘는 오토바이가 인도를 달렸습니다.

모두 불법입니다. 직접 물어봤습니다. 말을 피하고,

[배달노동자 : (인도 주행하시면 안 되는 구간인 것 아닌가 싶어서…) 바빠서요.]

안 되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배달노동자 : 누가 사진 찍으면 걸리죠. 여기 (길 밖에) 대려면 이렇게 해서 (돌아와야 하니까.)]

질문을 하는 중에도 오토바이가 취재진 뒤를 지나갑니다.

세 대가 인도 위를 동시에 달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오토바이 옆 좁은 틈으로 걸어갑니다.

[박서영/인천 연수구 : (오토바이로) 지나가시는 분들하고 살짝 접촉 정도는 많이 해봤거든요. 그런 일 겪고 나서부터는 자꾸 주위를 보게 되죠.]

한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앞입니다.

이렇게 제 옆으로 길 한쪽에 오토바이들이 일렬로 서 있는데요. 조금 더 와볼까요.

이렇게 오토바이를 세우지 말라고 돼 있습니다.

곳곳엔 오토바이 주차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습니다.

상가에 배달대행업체가 생긴 뒤로 단지 안 주차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주민 : (단지 안에 주차를) 열 몇 대씩 해 놓고, 젊은 애들이 앉아서 담배 피우고 그러니까 안 좋잖아요. 원래 여기 금연구역인데.]

근처 아파트 단지들도 오토바이 출입을 막고 있지만 아랑곳 않습니다.

[배달노동자 : 막아 놓으면 저희는 좀 짜증 나죠. 밖에다가 오토바이를 두고 뛰어다녀야 하는데 그러면 배달이 늦어요.]

[허윤숙/아파트 주민 : (단지 안에서) 훅 들어오시거나 이러면 깜짝깜짝 놀랄 때 있는데 전혀 사과나 이런 것 없이 그냥 볼일 보러 가시니까, 화날 때도 있죠.]

[김아영/아파트 주민 : 아이보고 항상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오토바이 조심해' 이렇게…]

[신경철/아파트 주민 : 배달하시는 분 마음은 알겠지만…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죠.]

이곳 배달대행업체는 길 하나만 건너면 학교인데요. 스쿨존 바로 앞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곳 배달업체 오토바이가 스쿨존에 불법 주차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지난달에도 불법 주차된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학부모 : 학교 앞인데. 몇 번을 신고했는데도 '접수됐습니다' 답은 떠요. 그때 잠깐 오토바이가 없을 뿐, 다시 원상태.]

운전자들과 근처 주민들 역시 불편을 호소합니다.

[인근 주민 : 저녁에 와서 보면 스물 몇 대씩 여기 와서 서 있다고. 문 열어 놓으면 잠을 못 자. 얼마나 시끄러운지.]

[인근 주민 : 운전하는데, 양쪽으로 오토바이가 대어 있으면 주행하기가 좁아서 위태위태하죠. 피해서 다녀야 하니까.]

업체는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업체 관리자 : (주차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여쭙고 싶어서…) 안 되죠. 기사들이 자기 편하게끔 댄 거겠죠. 빼 드릴게요.]

곧 이사를 가기로 했다며 취재진을 피했습니다.

[업체 관리자 : 민원들도 많이 들어오고. 주차공간이 좀 있는 곳으로 이사 가요.]

지금도 배달대행업체 앞 인도에는 이렇게 오토바이들이 서 있습니다.

점점 커져가는 배달산업 규모에 맞게 최소한의 규칙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VJ : 서진형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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