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은 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을 뽑고 두 번의 임기를 주었지만, 흑백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번 불기소 결정에 분노한 뉴욕 시민 수천 명은 거리로 뛰쳐나와 밤새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상렬 뉴욕 특파원이 밤새 동행취재 했습니다.
[기자]
이곳이 에릭 가너가 경찰에 체포된 현장입니다.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 이후 이곳으로 모여든 주민들은 일단 흩어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대니얼 스켈튼 : 역겨워요.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의 삶의 가치는 이 담배 몇 개밖에 안 됩니다.]
숨진 에릭 가너의 가족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벤 카르/에릭 가너의 양아버지 : 이건 부당합니다. 두 개의 법이 있어요. 하나는 흑인에게 적용되고, 다른 하나는 경찰을 위한 법이죠.]
뉴욕의 도심 맨해튼 곳곳에선 수천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퍼거슨시 같은 약탈과 방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시위대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는 두 손을 들었으니 총을 쏘지 말라고 외치며 맨해튼 시내를 행진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맨해튼 서부 간선도로를 가로막은 채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곳은 뉴욕의 관문인 링컨 터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시위대는 터널을 봉쇄한 경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대형 기차역인 그랜드 센트럴역 구내에선 항의의 표시로 죽은 것처럼 땅바닥에 드러눕는 시위도 잇따랐습니다.
[라켈 그리핀 : 여긴 뉴욕이에요. (퍼거슨 같은) 다른 지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뉴욕에선 벌어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조차 이번 대배심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빌 드블라지오/뉴욕시장 : 오늘은 수많은 뉴욕 시민들에게 고통스러운 날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곳은 맨해튼의 중심 타임스퀘어입니다.
시위대는 잇따른 경찰의 과잉 제압에 항의하며 밤늦게까지 시위를 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