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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기운 빠지게 만드는…'그의 목소리'

입력 2016-09-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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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

때로는 사람의 목소리가 섬뜩한 경우도 있지요.

어제 공개된 김검사의 목소리… 저희는 고민했습니다.

그대로 낼까… 아니면 변조라도 할까… 그 목소리가 담고 있는 진실이 너무 참담했기에…

하지만 목소리를 변조한다 하여 그 안에 담긴 불편한 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며 또한 어차피 신원과 얼굴까지 공개된 바에야 그 목소리를 바꾼다 한들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해질 것도 아니므로 저희들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권력의 뒤에서 벌어지는 거래와 회유를 가감 없이 담고 있었고 그것이 또한 너무나 차분하여 일상적인 것처럼 다가왔다는 것에 우리는 놀라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를 위협하는 범인의 목소리처럼 모골이 송연해지고,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며 종내에는 온몸의 기운이 빠지게 만드는 목소리…

대체 권력의 뒤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보다 하루 전에 대법원장은 법조 비리를 사과했습니다.

그는 10년 전의 대법원장이, 그보다 또 10여년 전의 대법원장이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법조계의 수장의 공개사과와 일선 검사의 그 목소리의 괴리는 어떻게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가…

오늘(8일) 전해진 소식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 김 검사가 자신의 스폰서에 대한 수사내용을 훤히 알고 있었다는 의혹.

또한 검찰은 이미 경찰보다도 앞서서 김검사의 금품수수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들입니다.

낮고 침착한… 그리고 용의주도한… 마치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상황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통제하는 것 같은…

또한 그 통제가 무너졌을 때 다가올 어두움의 저편까지도 꿰뚫고 있는 듯한 목소리는 아마도 그래서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극복하고 믿고 싶습니다.

대다수의 검찰은, 법관은 정의로우며,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러기 위해 고민한다는 것을…

그의 목소리는 말 그대로 그의 목소리일 뿐 우리가 믿고 싶은, 믿어야할 대다수 검찰과 법관의 목소리는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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