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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7회] 심야 학원가 '왕짜증' 교통대란

입력 2014-03-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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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이 막힐 시간이 아닌 늦은 밤 서울 도심에 교통대란이 벌어지는 곳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심각한데, 답을 찾기 힘든 현장, 영상취재기자의 눈으로 사회를 들여다보는 카메라 플러스, 구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승용차 한 대가 길가에 섭니다.

또 한 대, 또 한 대, 비상등을 켠 차들이 순식간에 도로변 차로를 점령합니다.

자리가 차자 이젠 이중, 삼중으로 차를 대 교통을 막습니다.

지금 밤 10시가 다 돼 가는데요, 강남의 한 학원가는 길가에 늘어선 차들로 정체를 빚고 있습니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자녀들을 태우기 위해 차를 몰고 온 학부모들이 불법 주·정차를 하기 때문입니다.

차들이 서로 뒤엉키는 바람에 버스는 좀처럼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유턴을 하던 차량 역시 오도 가도 못합니다.

퇴근길 정체가 오래 전에 풀린 늦은 밤이지만 교통혼잡은 오히려 더 심해져 경적소리가 이어집니다.

인근 주민들은 죽을 맛입니다.

[권영복/서울대치동 : 애들이 혼자 충분히 갈 수 있어요. 너무 과잉보호 좀 피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 빵빵거리잖아요. 비켜달라고.]

다른 학원가도 상황은 마찬가지.

노란 학원 버스들이 기차처럼 늘어서 있습니다.

아이들은 차에 타기 위해 서슴없이 차도로 나옵니다.

서 있는 차 사이를 요리조리 누빕니다.

심지어 인도로 주행하는가 하면, 도로변을 점령한 차들에 밀려 버스는 승객들을 적당히 태울 수밖에 없습니다.

[버스기사 : 4차선에 서 있으니까 3차선으로 갈 수밖에 없잖아요. 사고 위험도 있고. (접촉사고 같은 것도 난 적이 있습니까?) 난 적 있죠.]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학부모 : 밤에 오는 거는 여자아이고 그러니까 조금 위험하기도 하고 그래서요. 어쩔 수 없는 거죠. 환경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학원수강생 : 밤에 혼자 버스 타고 가기 무섭고 그랬는데 엄마가 데리러 오면 안심도 되고….]

[이동하세요. 이동하세요. 단속하겠습니다. 이동하세요.]

단속차량의 방송에 마지못해 자리를 옮기지만 이내 다른 차가 빈자리를 채웁니다.

[조규태/서울 강남구청 주차단속팀당 : 교통흐름을 좋게하기 위해서 단속을 하고 있는데 날마다 계속되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관할 경찰서와 구청에서 불법 주·정차 근절 캠페인도 벌입니다.

[곽창용/서울 수서경찰서 교통과장 : 학생들을 데려가려는 어머니의 마음을 단속과 계도(하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을 하고요.]

당국은 인근 백화점 주차장을 야간에 학부모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학부모들은 시큰둥합니다.

대치동의 경우 학원 인근에서 백화점까지 걸어서 20분 이상 걸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학부모 : 여기랑 거기랑 멀잖아요. 많이 걸리죠. 한 블럭인데. 언덕을 하나 넘어야 하는데. 아이가 학원이 그쪽이 아니면 (이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교육 열풍이 빚어내는 또다른 이 부작용에 대한 명쾌한 해법 마련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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