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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하정우 "'터널' 진리에 대한 소중함 이야기한다"

입력 2016-08-04 21:42 수정 2016-08-04 21:51

하정우 "''터널'과 세월호 연관성…관객이 판단할 몫"

하정우 "일상의 고민·아픔 알아야 제대로 된 연기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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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터널'과 세월호 연관성…관객이 판단할 몫"

하정우 "일상의 고민·아픔 알아야 제대로 된 연기할 수 있어"


[앵커]

날씨만큼 요즘 극장가도 매우 뜨겁습니다. 대작들도 많이 나오고 화제작들도 많이 나오고. 그런 가운데 또 한편의 영화가 나왔는데요. 영화도 물론 화제가 될 수 있겠지만 배우 때문에 또 관심들을 많이 가지실 것 같습니다. 오늘(4일) 제가 이 배우가 뉴스룸에 나온다고 했더니 JTBC 직원들이 매우 반가워했습니다. 대개 그런데 어느 배우가 나온다고 하면 여성직원이나 남성직원이 나뉘기 마련인데 이 분이 나온다고 했더니 남녀 직원 모두가 반가워하더군요.

하정우 씨입니다. 반갑습니다.

[하정우/배우 : 안녕하세요.]

[앵커]

오랜만입니다.

[하정우/배우 : 그렇죠.]

[앵커]

그때는 영상으로 인터뷰를 했었기 때문에, 3년 전에.

[하정우/배우 : 맞습니다.]

[앵커]

롤러코스터라는 영화를 직접 연출해서 그때 잠깐 출연하셨었는데.

[하정우/배우 : 맞습니다.]

[앵커]

오늘은 스튜디오에서 뵙게 되는군요.

[하정우/배우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영화는 터널. 재난영화. 테러 라이브도 재난영화의 하나였잖아요. (그렇죠) 재난영화의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까, 배우로서?

[하정우/배우 : 꼭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시나리오에서 읽히는 그 이야기가 극영화로서 굉장히 재미있다라고 판단이 들어서. 그렇게 해서 선택을 하게 됐죠.]

[앵커]

그렇습니다. 사실 그 당시 테러 라이브는 재난영화이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는 그런 영화인데 이번에도 또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아직 개봉 안 돼서 아직 보지는 못했으나 터널이라는 어찌 보면 단순한 공간일 수 있는데 스토리는 굉장히 좀 내포하고 있는 게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정우/배우 : 기존의 재난영화의 방식을 따라가지는 않았고요. 기존의 재난영화의 방식이라고 하면 보통 그 재난이 일어나기 전, 그 전조현상 그리고 그것을 준비하고 대처하고 그러다가 3분의 2 지점에서 그러한 재난을 맞이해서 그러면서 영화가 흘러간다면 이번 터널 같은 경우는 재난이 시작되면서 영화가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재난 후에 안에 갇힌 한 남자가 어떻게 고군분투하면서 살아나는지를 집중해서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 바깥에서 벌어지는 얘기들도 굉장히 좀 뭐랄까. 다이나믹하다면서요?

[하정우/배우 : 그렇죠. 밖에서 어떻게든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를 하죠. 그 안에 갇힌 가족들이 앞장을 서서 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또 물론 나라에서 이 사람을 구하려고 마찬가지로 노력을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바깥 세상의 상황이 변해가고 또 이 사람은 또 그 안에서 계속 삶의 의지를 내비치면서 또 싸우고 있죠, 그 안에서.]

[앵커]

굉장히 조심스러우시죠. 어디까지 얘기해야 될지.

[하정우/배우 : 그렇죠. 모든 게 다 스포일러여서요.]

[앵커]

과거에 말이죠. 좀 오래된 영화인데 할리우드 영화 중에 '데이라이트'라는 영화가. 혹시 보셨나요, 혹시?

[하정우/배우 : 네, 봤습니다.]

[앵커]

실베스터 스탤론이 영웅이 돼서 나옵니다. 터널 안에 갇힌 같은 상황이긴 한데 영화는 전혀 다를 것 같습니다.

[하정우/배우 : 제가 생각하기에는 터널은 캐스트 어웨이와 비슷한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까?) 물론 재난 때문에 갇히게 돼서 그 안에서 고통만 받는 것이 아니라 이 남자가 그 안에서 생존기를 펼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캐스트 어웨이와 비슷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죠.]

[앵커]

유머러스한 그런 장면도 많이 나온다고 제가 일단 들었는데 저도 자세히는 못 들었습니다. 더 말씀드리면 그야말로 또 너무 알려드리는 게 되니까 알겠습니다. 사실 그동안의 작품들에서 어떤 공식화된 연기를 보여주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 많이 받았습니다, 하정우 씨가. 그러니까 또 좋은 배우라고들 말씀을 하시는 거겠죠. 글쎄, 추격자나 아니면 암살. 기존의 악인들하고 좀 달랐고. 지난번의 아가씨에서도 분명히 나쁜 사람인 것 같기는 한데 또 그렇지 않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건 어떤 걸까요. 약간 한 인물의 이면에 더 집중합니까? 보여지는 캐릭터보다도.

[하정우/배우 : 누구나 다 양면성은 있다고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또 그러한 소개되지 않은 그 이면에 감춰진 모습을 봤을 때 그것이 어쩌면 가장 사실적일 수도 있겠다라는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그래서 항상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추격자에서 물론 굉장히 나쁜 사람이죠. 말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사람인데 그것을 연기로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천진난만하게 아이같이 연기를 하면 그 사람이, 그 캐릭터가 갖는 공포심과 극적 재미가 더 강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가장 최근에 참여했던 아가씨에서도 그 백작이라는 인물이 굉장히 사기꾼인데 영화 후반부에는 굉장히 연민을 느끼게 하는 거죠. 그랬을 때 영화에서 스토리에 반전이 있듯이 배우가 캐릭터를 봤을 때 캐릭터의 반전도 이루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면 그건 어떤 겁니까? 약간 애초부터 시나리오나 아니면 감독의 계획 속에 들어 있습니까? 아니면 배우가 찾아내는 부분이 따로 있습니까?

[하정우/배우 : 그러한 좀 입체적인 캐릭터를 시나리오에서 좋은 작품 같은 경우는 대개 그런 입체적인 캐릭터를 쉽게 만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계속 감독님들과 상의를 하면서 그것이 조금 더 말이 되게 그럴싸하게 만들어지도록 아이디어를 드리죠.]

[앵커]

다시 이 영화를 잠깐만 돌아오겠습니다. 영화 속의 상황이라든가 대사 같은
것들이 이제 나중에 보시게 되면 어떻게 느끼실지는 모르겠는데 세월호를 연상하게 한다라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시사회가 끝난 다음에 그래서 물론 이 영화를 감독한 분은 그게 아니다, 사실은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훨씬 전에 나왔던 작품이기도 하고 시나리오는. 그래서 그건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주연배우로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하정우/배우 : 충분히 연관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요. 물론 이건 다 관객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이 들죠. 그런데 그 의도를 가지고서 만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난 과거에 있었던 가장 가슴 아픈 일 중의 하나였는데 그것을 어떻게 감히 극영화의 소재로 쓸 수 있냐라는 그런 조심스러움이 아마 가장 큰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가슴 아픈 일과 이 영화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의 대사 중에 오달수 선배가 친 대사 중에 도롱뇽이 아니라 사람이다. 이 안에 갇힌 사람은 사람이다. 자꾸 까먹는 것 같은데 사람이라고요라고.]

[앵커]

구조대장으로 오십니까?

[하정우/배우 : 맞습니다. 그런 대사가 있는데 바로 그렇게 보편적이면서 진리에 해당하는 그러한 것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아요.]

[앵커]

감독이 얘기한 것 중에 한 가지 인상적인 게 있었습니다. 세월호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연관성을 떠올렸다면 그렇게 느끼게 된 현실이 슬픈 것이다.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정우/배우 :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영화가. 혹시 꼭 본인의 작품이 아니라 하더라도 영화속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을까요?

[하정우/배우 : 아까 말씀드렸듯이 그 대사가 가장 울림이 있었던.]

[앵커]

오달수 씨가 했던 대사. 알겠습니다.

[하정우/배우 : 저는 주로 혼잣말이어서.]

[앵커]

혼자 갇혀 계시니까. 그것도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정우/배우 : 그래서 처음부터 감독님과 이제 계획을 했던 것은 좀 즉흥연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주문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카메라를 보통 한 대, 두 대 정도로 이제 멀티캠을 쓰는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세 대, 네 대, 다섯 대까지 써봤어요. 그래서 끊지 않고 계속 연극의 한 장면을 연기를 하듯이 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선택을 해서 영화를 촬영을 했죠.]

[앵커]

과거에 3년 전에 저하고 잠깐 인터뷰 했을 때 그 작품 직접 연출하셨던 롤러코스터. 또 있습니다. 허삼관이라는 작품, 두 작품을 연출했는데. 연출경험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김성훈 감독이 이 영화의 감독 아니십니까?

[하정우/배우 : 맞습니다.]

[앵커]

바깥에 지금 와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무슨 부딪히는 것은 혹시 없었습니까? 같은 연출자, 물론 배우로 참여하셨지만.

[하정우/배우 : 처음에 그런 것은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감독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고 힘든지를 제가 경험해 봤기 때문에 주연배우로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늘 생각을 하고 보탬이 되고자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아주 처음부터 같이 감독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서 시나리오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게끔 아이디어를 막 던져드렸죠.]

[앵커]

뭐랄까요. 아까 처음에 잠깐 시작할 때 같은 유형의 연기를 안 보여주는 배우이기 때문에 좋은 배우라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거기에 대해서 굳이 뭐랄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말씀도 안 하셨기 때문에 인정하신 걸로 생각을 한다면.

[하정우/배우 : 그렇게 뭔가를 얘기할 틈이 없어서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배우 입장에서는 작품을 계속 하다 보면 아무리 그런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어떤 뭐랄까. 연기의 어떤 기시감 이런 것들을 줄 가능성도 있는데.

[하정우/배우 : 충분히 있죠.]

[앵커]

본인은 그걸 어떻게 벗어납니까?

[하정우/배우 : 저도 늘 고민하는 것이고 과연 그것에 뭔가를 새롭게 만들 수가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함도 있고 의구심도 드는 것 같아요. 제가 롤모델로 삼는 두 배우가 있는데요. 로버트 드니로하고 알파치노가 있는데 알파치노는 저는 크게 변하지 않고 늘 세월이 흐르면서 진정성이 더해지는 연기를 계속해서 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로버트 드니로는 너무나 뭔가를 외모적으로 바꾸는 아주 그런 위트가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프랑켄슈타인이나 케이프피어 그다음에 엔젤 하트 이런 영화를 보면 치아를 다 성형을 해서 나오기도 하고. 머리 이마를 다 밀어서 대머리로 나오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변주를 하면서 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겠다. 알파치노처럼 세월이 흘러가면서 계속해서 진정성의 깊이를 그냥 그 주름이 연기하도록 자연스럽게 늙어가면서 연기를 하는 것 또한 힘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두 가지의 유형을 가지고 어떻게 앞으로 제가 해 나갈지는 아직까지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고 숙제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저도 그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정우/배우 : 완전히 갈리죠.]

[앵커]

두 사람이 동시에 나왔던 영화도 있는데.

[하정우/배우 : 그렇죠. 히트라는 영화.]

[앵커]

한 사람은 쫓기고 한 사람은 쫓고. 인상 깊은 영화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롤모델을 가지고 계시군요. 사실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아버님은 아니십니까?

[하정우/배우 : 아버지도 롤모델 중의 한 분이시죠.]

[앵커]

왜 이렇게 주저하면서 말씀하십니까? (글쎄요) 쑥스러우셔서 그러신 거죠?

[하정우/배우 : 그렇죠, 가족 얘기하는 게 좀 쑥스러운 게 있어서요.]

[앵커]

알겠습니다. 저도 가족 얘기를 물어본 건 오늘 처음입니다.

[하정우/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좋은 배우와 감독이 되기 위해서 일상성을 가지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일상성이라는 것은 뭡니까?

[하정우/배우 : 일단 촬영장에서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그다음에 배우로서 주목을 받는 삶을 살다 보니까 그러한 보통의 보편적인 일상을 갖기가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까지 같은 무리의 친구들을 현재까지 만나면서 그 나이대별로 고민하는 그냥 살아가는 것들을 옆에서 많이 보게 되고 목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들의 삶에서, 삶에 끼어들어서, 그들 사이에 숨어들어서 그러한 일상들을 경험하고는 하는데 바로 그러한 점이 배우로서 또한 감독으로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관객은 모두가 다 대중이고 보편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 사람들의 기호와 눈높이와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제대로 알아야지만 제대로 된 연기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평소에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정우/배우 : A형이라서요. 생각이 많다고 주변에서.]

[앵커]

인터뷰 하면서 그걸 느꼈습니다. 계속 좋은 배우로 남아주시기를 바라고. 이번 영화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정우/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배우 하정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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