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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명화 "콩쿠르, 연주할 기회이자 시작일뿐…"

입력 2016-07-07 22:06 수정 2016-07-07 23:52

"첼로 연주, 나이들수록 힘을 빼는 요령 생겨"

"클래식 음악, 음악제 와서 듣는게 좋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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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연주, 나이들수록 힘을 빼는 요령 생겨"

"클래식 음악, 음악제 와서 듣는게 좋은 이유는…"

[앵커]

문화계 인물을 만나보는 목요일입니다. 오늘(7일)은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닮았다는 악기. 첼로를 연주하는 분인데요. 보통 분은 아니시고 세계적인 첼리스트십니다. 요즘 사실 조성진 씨를 비롯해서 우리 클래식계 젊은 아티스트들이 세계적으로 크게 인정을 받고 있는데 바로 그 시작점에 계셨던 분이라고나 할까요. 이미 50여 년 전에 한국의 음악성을 세계에 알린 분.

설명이 필요없는 첼로의 대가, 정명화 씨를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명화/첼리스트 : 안녕하세요.]

[앵커]

의자가 좀 낮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가 좀 와서 이렇게 의자 좀 높여주실까요? 제가 높일까요? 그냥 앉아계시면. 됐습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됐어요?]

[앵커]

편하십니까? (네.)

[앵커]

동생 되시는 정경화 씨도 바로 이 자리에 나오셨었습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지난번에 봤어요, TV로.]

[앵커]

워낙 유쾌하셔서 스튜디오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던 기억이 나는데. 오늘은 특별히 또 제가 마지막에 끝날 때 첼로 연주를 부탁을 드려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정명화/첼리스트 :글쎄요, 제가 이 스튜디오에서 소리가 어떨지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앵커]

아까 리허설을 해보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정명화/첼리스트 : 살짝 소리내 봤는데 울림이 없어요. 그렇지만 할 수 없죠, 뭐. 벌써 하기로 했으니까.]

[앵커]

울림이 있어야 되는데요, 그렇죠?

[정명화/첼리스트 : 그럼요.]

[앵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실 오늘 모신 이유는 감동이라는 타이틀을 가지셨길래.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계신 평창대관령음악제. 작년까지는 대관령국제음악제라고 들었는데 이게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그렇죠.]

[앵커]

왜 바뀌었을까요?

[정명화/첼리스트 : 처음에 음악제 시작했을 때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노력의 일환으로써 음악제를 시작했어요.그런데 처음에 물론 평창 이름을 넣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죠. 그런데 외국 사람들이 발음하기가 평이 참 힘든데다가 또 평양하고 또 헷갈려하고 처음에 좀 그런 게 있었어요.]

[앵커]

대관령도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정명화/첼리스트 : 그래서 대관령은 한국 사람한테는 저는 너무 이름이 좋아요, 대관령. 그래서 영어로는 그레이트 마운틴. 그런데 그레이트 마운튼스 했는데 저는 이름이 마음에 안 든 게 조금 국적 불명, 그러니까 그게 중국에 있을 수도 있고 어디 다른 데 큰 산. 그래서 좀 그랬는데 이번에 바꾼 이유는 그동안 이제 평창이 조금 더 알려졌고 또 저희가 2년 후에 하니까 그것도 또 알리는 의미에서 이번에 그렇게 바꿨어요.]

[앵커]

동생분이신 정경화 씨와는 공동예술감독이시잖아요.

[정명화/첼리스트 : 네, 그렇죠.]

[앵커]

그런데 그 부예술감독이 또 생겼더라고요. 그 밑에. 그런데 그분도 바로 이 자리에 나왔던 손열음 씨, 피아니스트. 워낙 손열음 씨는 다 아는 그런 분이기도 한데. 우선 세대 차이는 좀 나는 것 같습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많이 나죠.]

[앵커]

잘 교감이 되십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그렇지 않아도 10년 전부터 알고 지켜봤고 또 저희 페스티벌에서도 몇 년째 와서 연주를 하고. 하여간 많이 알려졌는데 굉장히 아는 게 많고 또 마침 지난 겨울에 겨울 페스티벌을 했는데 거기는 아무래도 젊은 청중들이 많이 오고 그래서 생각하다가 젊은 청중을 위해서는 젊은 사람이 같이 일을 하면, 서로 의논하면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어떻게 인연이 됐어요. 그래서 할 수 있겠냐 했더니 아주 기꺼이 좋다고 해서 그래서 시작했어요.]

[앵커]

대선배가 하라는데 그럼 뭐 안 할 수도 없고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음악제 주제가 좀 재미있습니다. BBB자로, 이렇게 되어 있던데.

[정명화/첼리스트 : 그게 참 항상, 영어로 하고 한국말로 찾는 게 매년 쉽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하면. B, 그러니까 외국에서는 사실 큰 페스티벌도 그렇고 작은 페스티벌도 3B 그러니까 바흐, 베토벤, 브람스. 그걸 주제로 한 페스티벌이 꽤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지난 3년 동안은 지역으로 북유럽 가고 그다음에 또 이탈리아, 스페인 작년에는 프랑스 이렇게 갔는데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 하면 그 세 컴포저가 제일 아주 중심적이어서 그걸 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다른 데서 그래서 생각 끝에. 또 제가 집에서 맨날 악보를 보면 저희 악보 장 있는 데가 3분의 1은 전부 B예요. 이건 먼저 그 3개가 많은데다가 그것도 하면서 생각하니까 B를 전부 빼서 하면 어떻겠나 해서.]

[앵커]

그런데 그게 여기 연주되는 곡이 26명 작곡자들의…

[정명화/첼리스트 : 전부 B로 시작했어요.]

[앵커]

그런가요? (네) 그렇게 많습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그러니까 하다 못해 우리 한국 작곡가도 B로 시작하면 백승완 씨고. 하다못해 미술품도 하는 사진작가도 배병우,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게 됐어요. 그런데 세 바흐, 베토벤, 브람스 외에도 정말 너무 좋은 작곡가로…]

[앵커]

그런데 보면 아까 앞에 말씀하신 바흐, 베토벤, 브람스는 워낙 오래된 분들이고요. 그런데 우리 작곡자로 보면.

[정명화/첼리스트 : 21세기에 그러니까 2000년 후에 작곡한 곡이고요.]

[앵커]

백승완 씨 같은 경우에는 1981년생이니까 몇 세기 차이가 나는 그런 작품들인데 기준이 있습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아니요, 그러니까 저희는 프로그램을 이제 하루 와서 보고 며칠 와서 보고 전부 밸런스가 좋게 하다 보니까 그 세 작품들이 대개는 들어가면서 그외에 현대곡. 그러니까 바로크곡들이 있고 또 18세기, 19세기곡. 이렇게 섞어서 또 현대 20세기, 21세기까지. 최근에 쓴. 이번에 또 크리스토퍼 베르크라고 또 알반베르크 그 전 세기의…]

[앵커]

점점 어려워집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그렇게 다 여러 가지로 섞여져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가 셋을 놓고 다 이렇게 엮어져서. 사실 한 번 B 컴포저가 이런 사람, 이런 사람이 있구나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럴 것 같습니다. 정명화 선생께서는 이번에 역시 공연을 하시죠. 그런데 마임과 같이 한다고 해서 또 어떤 작품이 나올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그렇지 않아도 제가 연주를 하든지 음악을 제가 집에서 하고 그럴 때는 그러니까 안무, 제가 음악을 할 때 그걸 전체 안무를 하는 것까지 생각하면서 할 적도 많고. 또 여행을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저게 있는데. 또 제가 그동안 발레도 했잖아요. 발레도 우리 라이브로 연주를 하면서 앞에서 발레를 하고.]

[앵커]

그러니까 발레를 직접 하셨다는 것은 아니죠?

[정명화/첼리스트 : 아니죠, 마음속으로 하는 거죠. 그런데 지난번에 스코틀랜드 갔다가 마임 하는 프로그램을 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옛날에 마르셀 마셜이라고 제일 유명했던 그 사람의 후계자를 부르게 됐는데 그 사람 작품을 처음에 봤을 때 그때는 뉴욕에서 살 때 몇 십년 전이죠. 너무 인상 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마침 페스티벌을 하니까 그걸 같이 연결하면 너무 좋겠다 그렇게 생각이 돼서 그분이 세 번을 해요. 제가 바흐 스윗으로 연주를 하면서 하고 한 사람은 또 더블베이스 보티첼리 하고 여러 가지.]

[앵커]

알겠습니다. 그냥 매우 뭐라고 할까요, 쉬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계속 음악 얘기를 하면 사실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이제 연세도 조금 있으시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많이 있죠.]

[앵커]

힘들지는 않으십니까? 왜냐하면 지금 이렇게 나오고 있지만. 첼로라는 악기가 워낙 크기도 하고요. 물론 아까 잠깐 소개해 드린 것처럼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닮은, 그리고 이제 이게 감싸안고 하기 때문에 느끼는 푸근함 같은 것들을 청중들은 느끼는데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힘들지 않습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첼로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피아노 하는 사람들보다는 더 빨리 연주를 접어요. 왜냐하면 피아노는 자기가 악기가 혼자 있고 이렇게 치는 거고 이건 악기를 갖고 하는 거니까 조금 그런 게 있고. 또 여자 첼리스트들은 조금 더 일찍 끝나요.]

[앵커]

그러게요.

[정명화/첼리스트 : 그래서 70세 넘은 사람은 세계에 딱 몇 안 되죠.]

[앵커]

그 정도로.

[정명화/첼리스트 : 그래서 저도 요새 많이 연주를 줄였죠.]

[앵커]

그거 굉장히 뭐랄까요.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중노동에 속하는 거군요.

[정명화/첼리스트 : 그런데 또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니까. 제가 나이가 들면서 5년 전에 했던 것보다 조금 다른 점, 자꾸 힘을 더 빼고 해야 되는 그 요령이 자꾸 생겨요. 그래서 하지 젊었을 때 같이 힘을 다 들여서 하면 지금 절대 못 하죠. 그런 요령이 생기니까 하죠.]

[앵커]

한 가지 팁을 주신다면. 이번에 평창대관령음악제 가셔서 느끼신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클래식 음악은 이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으면 짤막하게 말씀해 주신다면요?

[정명화/첼리스트 : 그러니까 아무래도 저는 자꾸 대관령음악제 같은 데 와서 듣는 게 너무 좋다는 이유가요. 예를 들어서 하다못해 음식점 가서 특별한 거 먹어보려고 하면 그 음식점의 분위기, 하다 못해 접시 모든 그런 게 굉장히 도움이 되잖아요. 그런데 자연에서 시간을 하루 종일 보내면서. 더군다나 우리같이 홀이 아담하고 작은 데서 기악계의 아티스트들이 숨쉬는 서로 어떻게 연주하는 것을 느끼면서 하면 한 몇 배가 더 감명이 와요. 그리고 곡을 오기 전에 조금 들어보면 더 이해가 쉽고.]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물론 조성진 씨 얘기도 했지만 워낙 콩쿠르에 속된 말로 목을 너무 맨다, 이런 얘기들도 합니다.

[정명화/첼리스트 : 저도 학생들한테…]

[앵커]

그거 별로 좋지 않지 않냐 하는 의견도 있고.

[정명화/첼리스트 : 그러니까 그게 할 수 없이 나가는 거죠. 왜냐하면 나가면 나가서 좋은 성과를 얻으면 아무래도 기회가 더 생기니까 그것 때문에 나가는 건데. 이제 제가 학생들한테 얘기를 하는데 거기 가서 또 그 콩쿠르 운이라는 게 있어야 돼요. 왜냐하면 어떤 사람들은 이런 연주를 더 좋아하고 그런 심사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순서 때문에도 그렇지만 하여간 가서 잘하면 기회 때문에 하는 거지 그게 시작일 뿐이지 콩쿠르 때문에 그다음에 커리어가 되는 건 하나도 없어요. 어떤 데는 3등 해서 더 커리어가 될 수도 있고. 그런데 가서 연주할 기회가 생기니까.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하니까.]

[앵커]

자칫 음악교육이 왜곡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를 하는 분들도 있어서.

[정명화/첼리스트 : 그런데 여기서 이를테면 입시 같은 것은 너무 완벽하게 한 곡 갖고 몇 년을 매달려서 그 시험만 잘치는 그걸 뚫고 봐서 얘가 진짜 음악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그때 조금 실수가 있다고 너무 가능성을 많이 떨어뜨리고 그거에 대한 문제가 있는 거지. 할 수 없죠, 뭐.]

[앵커]

알겠습니다. 부탁드린 곡 해주실 거죠, 지금?

[정명화/첼리스트 : 약속했으니까 해야겠죠.]

[앵커]

제목이 어떤 겁니까?

[정명화/첼리스트 : 바흐 스위스의 무반주 C단조 5번이에요. 거기서 프렐류드의 느린 파트만 하겠습니다.]

[앵커]

제가 적어놨습니다. 바흐 무반주 C단조 5번. 5번 C단조 BWV, 그건 바흐 작품번호죠? 1101 중 프렐류드. 저희가 저쪽에 준비해 놨는데요.

[정명화/첼리스트 : 이따 뵙겠습니다.]

[앵커]

피아노 의자를 준비해 달라고 하셔서 준비했는데 제작진이 오해해서 원래 피아노를 빌려다 놨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풀영상] '첼로 대가' 정명화 씨의 라이브 연주
http://news.jtbc.joins.com/html/261/NB112682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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