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는 원래 골 잘 넣는 선수가 조명받는데,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선 오래 뛴 노장들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골키퍼로 700경기를 뛴 전남의 김병지에 이어, 어제(12일)는 400경기 출장의 전북 이동국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송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등번호 400이 새겨진 유니폼들, 동료들 사이로 이동국이 웃습니다.
33년 역사의 K리그에서 400경기 출장선수는 단 10명. 부상과 재활을 반복한 이동국이기에 더욱 소중한 기록입니다.
1998년 신인왕 이동국의 축구 인생은, 2001년 독일 진출로 꼬이면서 2002년 월드컵 대표팀 낙마, 2006년 십자인대 부상, 2007년 잉글랜드 진출 후 부진으로 얼룩졌습니다.
두 차례 월드컵도 3경기에서 51분을 뛴 게 전부입니다.
불운의 아이콘, 이동국. 그래도 K리그에서 묵묵히 뛰었습니다.
한 골, 한 골 쌓아간 게 통산 최다골 기록이 됐고, 특히 175골 중 111골은 한물갔다던 서른 이후에 넣었습니다.
[이동국/전북 : (오래 뛸 수 있는) 비결은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 거죠. 46살에서 다시 돌아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니까요.]
국내용이다, 게으르다 등 무수한 비판을 참아내고 쌓아올린 400경기 출장의 금자탑. 이동국의 시간은 언제부턴가 거꾸로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