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13개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이사회 안건의 99.5%를 통과시켜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0.5%는 왜 통과 안 시켜줬는지 궁금할 정도인데요.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막기 위해 영입한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 셈입니다.
신혜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전 회장이 퇴직하면서 받은 돈은 35억 원이었습니다.
규정에도 없는 막대한 퇴직금 지급을 놓고 반발이 컸지만, 사외이사진은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지난해 말 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보고서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은 KB금융 임원에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사외이사들은 임영록 전 회장의 사퇴 안건을 반년 가까이 미뤘습니다.
지난해 국내 13개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에 올라온 400여 개 안건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반대한 것은 단 2건뿐이었습니다.
찬성률이 99.5%로 사외이사진이 사실상 거수기 노릇을 한 셈입니다.
[유의동 의원/정무위원회 : (이사회) 의결 사안이라면 덮어놓고 찬성만 하시는데
정작 회사의 결정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외이사들은 연 10여 차례의 회의에만 참석하고도 수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번 이사회 때 받는 돈만 해도 평균 400여만 원에 달합니다.
사외이사들은 전직 재경부 장관을 비롯해 지방 국세청장,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 등 상당수의 전직 관료 출신으로 관치 금융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