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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 지배구조 최정점엔 '오너 3세'…편법 승계 의혹도

입력 2017-07-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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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매년 수천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삼양라면은 사실상 오너 3세인 24살 전모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최근 의경 복무를 마친 전 씨는 13살에 이 회사를 설립해 10년만에 삼양라면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키운 건데요. 그런데 전 씨가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을 찾아가봤더니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 빈 오피스텔로 이른바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계속해서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모 씨가 운영하는 SY캠퍼스입니다.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한 칸을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초인종을 눌러봐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오피스텔 주민 : (SY캠퍼스가 여기 맞나요?) 네 맞는데 거기 아무도 안 계실 건데…]

열흘 뒤 다시 찾아가봤지만 수도와 전기사용량 모두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이 회사 등기부 등본에 나오는 예전 주소를 가봤더니 사무실이 아닌 건물 지하의 한 찜질방이었습니다.

전 씨 개인회사이자, 삼양식품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Y캠퍼스가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을 받는 이유입니다.

현재 전 씨는 이 회사가 보유한 내츄럴삼양 지분을 통해 부모와 함께 삼양식품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삼양식품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보유지분 가치만 수백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전 씨가 SY캠퍼스를 세운 건 2007년으로, 당시 13살에 불과했습니다.

2007년 당시 삼양식품은 라면 포장지 생산 부문을 분리한 후, 전 씨 회사에게 넘겼습니다.

자본금 5000만 원의 전씨 회사는 설립하자마자 연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라면 포장지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된 겁니다.

[김경률/회계사 : 연간 평균 20억원 정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공정을 몰아준 것이죠. 누구라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돈 벌 수 있어요.]

전 씨가 SY캠퍼스를 통해 인수한 삼양라면 포장지 생산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2012년 갑자기 회사 이름을 바꿨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매출 수백억원을 올렸던 이 회사는 현재 포장지 생산과 상관없는 미용용품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쇼핑몰 관계자 : 제일 많이 팔리는 게 (브러시) 3호, 그게 드라이롤 할 때 제일 무난하고 미용실에 제일 많이 나가죠.]

SY캠퍼스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 씨는 17살이던 2011년, SY캠퍼스를 통해 평창올림픽이나 신제품 출시 같은 호재가 등장할 때마다 보유하던 삼양식품 주식을 사고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은 지분 매입과정에서 불법적인 부분은 없었고 논란이 된 부분은 모두 정리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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