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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탐사플러스] 삼양식품 내부자료 속 '일감 몰아주기' 정황

입력 2017-07-10 22:49 수정 2017-07-1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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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63년 출시돼 지금까지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온 삼양라면, 다들 한번쯤은 드셔보셨을 텐데요. 지난 5월 삼양라면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올 들어 업계에서 유일하게 라면값을 5% 가량 올렸습니다. 저희는 삼양라면 가격에 영향을 주는 원재료 납품원가가 담긴 삼양식품 내부 거래 자료를 입수해 이를 확인해봤습니다. 여기에는 오너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부터, 유령회사를 통한 통행세까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의 불공정 거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이호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삼양식품의 수 년 치 내부 거래 자료입니다.

삼양라면에게 공급되는 각종 재료들의 납품 단가가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내부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 현재 삼양식품은 라면 스프원료는 '와이더웨익홀딩스', 라면 포장지는 '테라윈프린팅' 라면박스는 '프루웰'과 '알이알'라는 회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삼양식품 오너인 전인장 회장이나 부인 김정수 사장이 대표이사로 돼 있는 회사들입니다.

삼양그룹이 이들 4개 회사에 몰아준 매출은 지난해만 5백억 원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실체는 있는 회사일까.

삼양식품에 라면스프 원료를 공급하는 '와이더웨익홀딩스'와 라면 박스를 공급하는 '알이알'의 경우, 둘 다 주소는 삼양식품 원주공장과 같지만 전화번호가 따로 없습니다.

와이더웨익홀딩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삼양식품에 확인한 결과, 이들 회사 업무는 삼양식품이나 계열사 직원들이 대부분 맡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계열사 관계자 : 알이알 업무는 저희가 프루웰에서 하고 그 쪽 (내츄럴삼양이) 와이더웨익홀딩스라는 회사에서 같이 하는데…]

이들 업체들은 가격이 경쟁업체보다 비싸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실제 내부자료를 토대로 이들 업체들이 공급하는 일부 상자 가격을 경쟁업체와 비교해봤더니 20% 가량 가격이 비쌌습니다. 일부 야채 역시 20~30% 가량 더 비쌌습니다.

[윤진수/한국기업지배구조원 팀장 : 중간에 불필요한 유통 구조를 만들어서 거기에 일감을 주고 특수관계인들이 사업의 지분을 다수 이상 가지고 가면서 사익을 얻는 구조를 갖고 있죠.]

삼양식품에 라면상자를 공급하고 있는 계열사 프루웰의 경우 장비가 낡아 상자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지만 공급업체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전직 삼양식품 직원 : 방문해서 보니까 박스가 막 찌그러져 있어. 컴플레인을 제기하고 갔지. 박스는 튼튼한 것을 사용해 달라. (그래도 우리는) 프루웰을 거치지 않고는 다른 데 할 수 없다.]

삼양식품은 이들 회사들이 기존 계열사가 납품하지 못하는 상품을 맡아 공급하고 있는 것일 뿐, 유령회사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회사를 통해 일부 제품을 비싸게 납품받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주문에 즉각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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