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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파면 11일 만에…포토라인 선 '피의자' 박근혜

입력 2017-03-21 17:46 수정 2017-03-2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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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21일) 파면 이후 11일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포토라인에 서서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오전에 시작한 조사는 현재까지 약 8시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검찰은 일단 "특이사항 없이 진행중이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먼저 야당 발제에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2017년 3월 21일…오늘 이 자리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
오전 9시 15분 삼성동 자택 앞,
'우리 대통령은 죄가 없다' '나를 차고 치고 가시라'

옅은 미소를 띠고 나타난 박 전 대통령

오전 9시 23분, 서울 중앙지검 도착
대통령직 파면 11일 만에 마침내 국민을 향한 첫 메시지

[박근혜/전 대통령 :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두 문장의 입장 표명…'피의자 박근혜' 시작된 운명의 싸움

+++

그렇습니다.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자, 뇌물죄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검찰 조사,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파면 후 11일만이자, 지난해 11월 4일, 2차 대국민담화에서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정확히 136일만입니다.

그 사이 꺼질 줄 모르던 전국의 촛불은 횃불이 됐고, 결국 파면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파면 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오늘, 그가 던질 메시지엔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전날 변호인을 통해서도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밤새 준비한 대국민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란색 포토라인에 선 그가 밝힌 입장은 단 두 문장 뿐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들어보시죠.

[박근혜/전 대통령 : (대통령님. 검찰 수사 받는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님. 아직도 이 자리에 서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두 문장, 29글자가 전부였습니다. 미리 준비한 듯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한 뒤 취재진의 질문은 뒤로 하고, 곧바로 검찰 청사로 들어갔습니다.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분열 상황에서 적절한 대국민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관측은 여지 없이 빗겨나갔습니다.

사실 통상의 피의자들처럼 원론적 수준의 발언일 뿐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게 대체적인 의견인데요. '피의자' 신분으로서 불필요한 비판 여론을 자초하지 않겠다는 코멘트라고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 전 대통령, 검찰 간부들이 이용하는 금색 엘리베이터가 아닌,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10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조사실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노승권 1차장과 10분간 티타임을 가진 뒤, 9시 35분부터 1001호 조사실에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검찰에선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이 번갈아가며 조사를 진행하고,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유영하, 정장현 변호사가 번갈아 조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 13가지 중 핵심은 뇌물과 직권남용, 그리고 비밀누설입니다. 특히 이중 433억원의 뇌물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가장 중대한 혐의인데요. 검찰도 이를 집중적으로 캐묻기 위해, 특수본 1기 수사때부터 뇌물죄를 수사해온 한웅재 부장을 먼저 투입했습니다.

뇌물죄 규명을 위해선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사이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또 자금이 최순실 측에 전달된 만큼 최씨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문화융성, 경제발전을 위한 재단 설립"이었고, "최순실의 사익추구는 알지 못했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박 전 대통령이 부인으로 일관할 경우 청와대 기밀문건 유출을 수사해 온 이원석 부장이 투입됩니다. 비밀누설 혐의는 박 전 대통령으로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1차 대국민담화 / 지난해 10월 25일) :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본인도 인정한데다, 정호성 전 비서관도 여러 차례 시인했습니다. 또 정 전 비서관의 문자메시지나, 태블릿PC 등 증거까지 들이밀 경우 잡아떼기 어려울 거란 분석입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영상으로 남지 않게 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아, 검찰이 녹화하지 않기로 한 건데요. 법률상 피의자 조사는 동의 없이, 녹화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녹화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실 옆방인 1002호실은 휴게실로 사용됩니다. 제1차장과 티타임을 진행했던 곳이기도 한데요. 탁자와 소파, 책상이 마련돼 있고요. 응급용 침대도 구비돼 있습니다. 조사실 맞은 편엔 경호원과 변호인 대기실도 마련돼 있는데요.

이처럼 파면된 전직 대통령에게 지나친 예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평소 화장실에 대해 예민함을 보였던 박 전 대통령, 오늘은 '공용화장실'을 써야합니다.

현재 8시간 가까지 조사가 진행중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자리에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입니다. < 검찰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 박근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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