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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다음엔 합의문안 작성 돌입…2차회담 후에도 협상 계속"

입력 2019-02-13 16:18

국회 대표단과의 면담서 언급…"북미, 상호 원하는 리스트 교환…갈 길 멀다"
이해찬 "뭔가 합의점 찾은 듯…북한 원하는 상응조치 일순위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로 보여"
정병국, 미국 상응조치, 제재완화·연락사무소·개성-금강산·종전선언 4개항 거론…"비건 '정확히 짚어'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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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표단과의 면담서 언급…"북미, 상호 원하는 리스트 교환…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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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다음엔 합의문안 작성 돌입…2차회담 후에도 협상 계속"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달 27∼28일 열리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미 간 협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전날 의원외교를 위해 방미한 문희상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특별대표가 된 뒤 6개월 만에 처음 (북측 카운터파트를) 만난 것이다. 그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내용상으로 뭘 다룰 시간이 없었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날 워싱턴DC 인근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전했다.

이 같은 언급은 시간상의 촉박함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이번 2차 핵 담판에서 '포괄적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는 동시에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에 그치지 않고 후속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계속 해결해나가는 형태의 장기전을 펴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그러면서 (실무협상 과정에서) 시간이 짧아 충분히 이야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이 대표가 전했다.

이 대표는 비건 특별대표가 "정상회담 전에 실무협상을 하고 정상회담 후에도 (실무) 회담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협상 내용 면에서 진도가 많이 나가지는 못한 것을 솔직히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 자리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의제들 가운데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진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얼버무리면서 "아직 상부에 보고를 안 했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 대표는 "그 말 속에는 상부에 보고할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어느 정도 공감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느꼈다. 비건 특별대표가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태도를 보여 '(협상 전망이) 괜찮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내주 실무협상에서) 각자 공동성명 초안을 갖고 나와서 마지막 조율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비건 특별대표는 다음번 실무협상에서 합의문안 작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전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한 "갈 길이 멀다. (정상회담 때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우리는 선택했다. 북한도 선택하길 원한다. 북한이 (선택)할 것인지는 북한만이 알고 있다. 북한이 선택하도록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 대표가 전했다. 정 대표는 "이런 말들로 봐서 북한이 호락호락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북미 간 지난주 평양 실무회담과 관련, "(구체적으로 이견을 좁히는) 협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원하는 바에 대해 상호 간에 리스트처럼 '원하는 게 뭐요'라고 했다는 것이다"라며 "서로 원하는 걸 쭉 교환하고 협상은 이다음에 하는 거로 얘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북한이 원하는 미국 측 상응 조치들과 관련, ▲제재완화 ▲연락사무소 설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종전선언 등 4가지를 꼽자 비건 특별대표로부터 "정확히 짚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들의 우선순위와 관련, "북한이 제일 원하는 우선순위로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를 반드시 실현하려고 할 것 같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직접 언급해 실현되지 않으면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이 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 분야 규제(제재)에 관한 완화 내지 유예'를 꼽으며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는 것도 신년사 내용 중 하나였기 때문"이라며 "연락사무소와 종전선언은 맞물려 가는 것인데, 이 두 가지는 우선순위가 뒤에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의미는 있는데 실리적 면에서는 그렇게 높은 우선순위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발언하는 걸 쭉 들어보니 굉장히 자신감 있게 단문으로 설명 없이 딱딱 쳐나갔다. 뭔가 합의점이 이뤄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제재완화',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 4가지 상응 조치를 거론하면서 "북한이 어느 정도를 하느냐에 따라 '행동 대 행동'에 있어 미국의 옵션도 달라진다. (북한이) 아주 크게 하면 (미국도) 더 큰 걸 하고 (북한이) 더 적게 하면 (미국도) 더 적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그동안 한 번도 못 만나다가 서로 간에 자기가 원하는 걸 다 주고받기는 했는데 어느 수준까지 합의될 수 있을지는 지도자 결단에 달린 것"이라며 "지도자들이 결단할 적에 서로 신뢰가 있으면 더 크게 결정을 하는데 아직 신뢰가 그렇게 쌓여있는 게 아니라, 통 큰 결정을 함부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래서 비건 특별대표도 이번에 할 수 있는 수위까지 하고 그다음에는 이어서 협상을 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는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나, 원론적 입장에서 맴돌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약간은 어느 정도 실체가 있는 합의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가 전날 '(북한과) 12개 이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민주당의 외교통인 이수혁 의원은 기자들에게 "비건 특별대표가 'dozen'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10여개'의 의미였다"고 전했다. 꼭 액면 그대로 '12개'라는 의미라기보다는 '대략 10여개'라는 뜻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제재완화 문제와 관련,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은 "비핵화 없이 제재해제는 없다"고 명확히 못을 박았다고 정병국 의원이 전했으며,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도 "미국 측이 제재완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단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해찬 대표는 "'제재를 가했기 때문에 (북한이) 대화에 나섰다', '제재가 효과가 있었다'는 게 대부분 미국 관료들의 인식"이라며 "제재와 압박을 더 가해야 (북한이) 대화에 더 나올 것 같다는 인식을 가진 만큼, 한국정부가 제재 완화할 것 같은 느낌을 안 주는 게 좋겠다는 정도의 기대감이 (미국 쪽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설리번 부장관 등이 '비핵화 없이는 제재완화는 없다'는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비핵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슬라이스, 살라미가 있을 수밖에 없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내다보며 미국 측 상응조치와 관련,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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