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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경제] 치즈 소비 늘어도 낙농업계는 '한숨'…왜?

입력 2015-08-19 21:41 수정 2015-08-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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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9일)의 꼼꼼한 경제는 먹을거리에서 생긴 의문을 따라가 취재해봤습니다. 최근 식생활이 바뀌면서 치즈의 소비가 늘고 있는데 정작 치즈의 원료인 우유를 만드는 국내 낙농가들은 우유가 안 팔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어떤 사정이 있는 건지, 이새누리 기자가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화성시의 한 목장입니다. 이 치즈 90g을 만드는 데 필요한 우유의 양은 1kg, 약 10배에 이릅니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 국민이 소비했던 치즈의 90% 이상이 수입산이란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몰랐던 치즈의 속사정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마트 치즈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체다 슬라이스 치즈들.

뒷면의 성분표를 보면 97%, 많게는 100%가 수입산 원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시민들은 알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최홍석/서울 군자동 : 수입산 치즈를 따로 팔잖아요. 수입산 치즈는 수입산 치즈이고, 이건 한글로 적혀 있으니까 국내산 치즈라고 생각했어요.]

[박진아/서울 북가좌동 : 그런 건 생각 안 해보고 그냥 가격만 보고 샀어요.]

최근 우리 국민의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원유는 남아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치즈 소비는 3년 새 20% 늘었습니다. 치즈 수입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치즈를 들여오는 국가는 미국이 60%로 가장 많습니다.

국내에서 남아도는 원유로 치즈를 만드는 대신 수입산 치즈를 들여오는 이유는 뭘까요.

[가공업체 관계자 : 수입 원료 치즈 가격 경쟁력이 훨씬 좋아요.]

국내 치즈생산 기반이 취약하기도 하지만 국산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치즈의 수입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0% 하락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요?

지난달 서울 대형 마트에서 파는 체다 슬라이스 치즈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오히려 올랐습니다.

[이윤영/슬라이스 치즈 소비자 : 국내 우유 소비량이 많지 않아서 분유로 많이 만들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굳이 왜 수입산을 수입해 쓰면서 가격을 올려서 파는지 모르겠어요.]

가공업체들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박상도 전무/한국유가공협회 : 특정 회사의 수입량은 FTA 무관세 물량과 일반관세 물량, 두 가집니다. 이중으로 돼 있기 때문에 가격을 쉽게 내릴 수 없는 구조입니다.]

값싼 수입치즈와 수입원유의 공세 속에 국내 농가들은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손정렬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 : 농가들은 쿼터라는 기준 원유량이 각자 다 책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증량도 할 수 없고 감축도 할 수 없어요.]

정부는 유제품을 제조할 때 국산 원유를 쓰도록 지원책을 마련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슬라이스 치즈의 매출은 전체 치즈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올 들어서만 매출이 5% 증가했습니다.

국내 낙농가도 살리고 제대로 된 가격으로 치즈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균형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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