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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론자'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사퇴…강경파만 남나

입력 2018-02-27 16:39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겸임…미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
북미대화 기대 시점에 돌연 사퇴 발표…'뉴욕채널'에 차질 우려
미 전문가들 "트럼프가 강경책 지지자 원했을 것…군사해법 우려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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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겸임…미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
북미대화 기대 시점에 돌연 사퇴 발표…'뉴욕채널'에 차질 우려
미 전문가들 "트럼프가 강경책 지지자 원했을 것…군사해법 우려 높여"

'대화론자'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사퇴…강경파만 남나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의 사퇴 소식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시점에 전해졌다.

미 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였던 윤 대표의 퇴진으로 북미 간 채널 단절 우려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 대북 강경론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윤 대표는 오는 23일을 마지막으로 국무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표는 CNN에 "이 시점에서 은퇴하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내 결정"이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아쉽다면서도 사임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윤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은퇴를 결정했고, 틸러슨 장관이 마지못해 윤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며 이를 확인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가 은퇴하게 돼 유감"이라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만한 대화 개시에 동의할 때까지 북한 고립을 위한 최대한의 압박에 근거한 외교적 노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1985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정무참사관과 정무공사로 두 차례 근무했으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맡아 동아시아 정책을 총괄했다.

2013년부터 주 말레이시아 미국 대사를 지낸 후 2016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 대표 및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로 발탁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도 겸하게 됐다.

이후 한국과 일본 등 관련국을 오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모색해왔다.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표와 접촉하며 이른바 '뉴욕채널'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과 만났다.

같은 해 6월엔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 북한에 억류돼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다.

윤 대표의 갑작스러운 퇴진을 두고 트럼프 내 대북정책의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의 의중을 잘 아는 한 인사는 WP에 "트럼프 정부에서 외교 라인의 힘이 약해진 데 대한 국무부 내 만연한 좌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꾸준히 대화를 지지하며 대북 관여정책을 주장해왔지만, '화염과 분노' 등을 언급하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말 폭탄을 주고받던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좌절됐다고 WP는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표에게 북한에 대해 보다 대결적인 접근을 계획하고 외교해법뿐만 아니라 군사 타격이 임박했다는 등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도록 강요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의 퇴진이 한반도 이슈에 대한 미 정부 인사들 간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13개월이 지나도록 주한미국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내정자로 알려졌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달 낙마했다.

주한미국대사에 이어 대북정책 특별대표까지 미 정부 내 주요 '한반도 안보라인' 두 자리가 모두 공석인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는 당분간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 민타로 오바는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에 "윤 대표는 외교해법을 선호했고, 이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대북 강경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을 원했을 수 있다"며 "매우 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도 CNN에 윤 대표의 사퇴 소식과 관련,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 정부로서 어마어마한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염려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윤 대표와 긴밀히 협력했던 덴마크 국장은 "그는 대화와 외교의 위대한 옹호자다. 그의 목소리가 미 정부 내에서 더 들리지 않게 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프랭크 자누치 맨스필드 재단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윤 대표의 사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과 관여' 전략에서 관여를 포기하고 있다는 추측을 부채질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행동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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