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리두기가 끝나서 택시가 안 잡힌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거리두기가 풀려서 이용객이 늘은 것과 더불어서 코로나 2년간 택시기사도 확 줄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급한 대로 일단 개인택시 3부제를 풀기로 했습니다.
오원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가를 중심으로 식당과 술집이 모여 있는 서울 신촌 거리입니다.
지하철이 끊긴 밤 11시 30분,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길가에 몰립니다.
[택시 승객 : 사당역!]
도로에 나와 손을 흔들어도 택시는 그냥 지나갑니다.
호출 앱으로 택시를 불러봐도 응답이 없습니다.
[한동재/서울 영등포동 : (영업제한 때는) 최대 1~2분 안에 잡혔는데 지금은 더 걸리니까 조금 당황스러운 것 같아요.]
시민들은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택시 잡기가 만만치 않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안 잡힐 줄은 몰랐다고 말합니다.
코로나 2년간 택시기사가 줄어든 상황에서 승객은 늘었지만, 기사는 확충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리두기가 풀린 첫날인 18일 서울의 택시 승객은 풀리기 직전인 전주보다 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반면 코로나 사태 2년 동안 법인택시 기사는 30% 넘게 줄었습니다.
코로나 터널을 나오는 사이 운전대를 놓고 다른 일을 하는 택시기사가 많아졌습니다.
23년 동안 택시를 몰았던 김모 씨는 아예 배달업으로 직종을 바꿨습니다.
[김모 씨/배달업 종사자 : 기름값 빼고 해도 (벌이도) 택시보다 낫고, 금액으로는 뭐 많을 때는 자가용인데도 20만원 가까이 하루에…]
택시를 몰 때보다 배달하면서 버는 돈이 더 많다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법인 택시회사 주차장엔 온종일 노는 택시로 가득합니다.
[유모 씨/택시회사 대표 : 차가 서 있는 게 정상이 아니라고 보시는 게 맞고요. 기사님들이 감소했기 때문에 차량이 운행되지 않아서…]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자 서울시는 개인택시 기사에게 사흘 중 하루를 의무적으로 쉬도록 했던 '3부제 운행 제한'을 풀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승객을 감당할 수 없어서 밤 시간대의 택시난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이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