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환승을 하는 데 너무 지치는 역들이 있습니다. 시민의 편의를 생각하기 보다 운영이익을 따졌기 때문입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디지털미디어시티역, DMC역에 나왔습니다.
이곳에 나온 이유는 시청자 한 분께서 제보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려주셨기 때문인데요.
이 역처럼 환승구간이 긴 역을 이용할 때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질문을 남기셨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내용을 확인해보겠습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공항철도 승강장에서 경의선을 갈아타 보겠습니다.
한 층 올라가 개찰구를 통과하고 무빙워크를 타고 한참을 걸어갑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니 또다시 계단이 나옵니다.
이후에도 6호선 승강장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 더 타야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공항철도에서 경의선 승강장까지 10분 7초가 걸렸습니다.
[장성희/인천 검암동 : 얼마만큼 더 가야 하느냐고. 난감한 거예요. (안내)표시가 안 돼 있으니까.]
[남지영/서울 불광동 : 이쪽으로 안 왔을 텐데 잘못 걸렸다 이런 생각 자주 하거든요.]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6호선과 경의선, 공항철도가 지나는 환승역사입니다.
2000년 들어선 지하철 6호선을 중심으로 2009년 경의선과, 2010년 공항철도가 잇따라 개통됐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선 경의선과 공항철도가 들어섰지만 서로 간의 환승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최진석 본부장/철도교통연구본부 : 환승편의라는 게 편익에는 잘 안 잡혀요. 환승편의가 좋다고 해서 요금을 더 내진 않잖아요. 그래서 환승이 도외시 되는 경우가 많죠.]
1호선 종로3가역 인천행 열차를 탈 수 있는 곳까지 걸어왔습니다. 5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는 데 총 6분 23초가 걸렸습니다.
보다 편리한 환승을 위해 무빙워크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지만 작동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승객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이렇게 무빙워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을 뿐 나머지 시간과 공휴일에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안내판도 부족해 시민들은 역 안에서 길을 헤매기도 합니다.
[박옥자/경기 수원시 권선동 : 너무 많이 왔다. 여기서 내려가야 하는데. (어디가세요?) 3호선. 여기 헷갈려. 안 좋게 해놨어. 헷갈리지 저 글씨만 보고 오니까.]
시설 운영만 고려해 시민 편의는 외면한 환승역사도 있습니다.
경전철과 지하철 1호선을 탈 수 있는 회룡역입니다. 지금 이곳은 기존 출입구가 있었던 자리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막혀 있습니다.
이곳을 통하면 2분이면 지하철 승강장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3층까지 올라간 뒤 승강장이 있는 1층까지 내려와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코레일과 지자체는 이곳에 240억원을 들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환승 통로에는 가게와 편의시설이 들어섰습니다.
기존 1호선 통행자들도 경전철 환승통로를 이용하도록 돼 있어, 승객 편의보다는 이익 추구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코레일 관계자 : 저한테 물어보시지 마시고요. 저는 몰라요. 저는 몰라요.]
시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할 때 평균 1.3회 환승을 합니다.
전체 지하철 이용시간 58분 가운데 14분이 환승하는 데 소요됩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대중교통행복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환승시간이라고 합니다.
시민들은 보다 빠르고 편리한 환승을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