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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동물들 어쩌나…폐쇄 앞두고 고민 빠진 산림 동물원

입력 2017-03-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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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7일) 밀착카메라는 개장 26년만에 이제 2달 뒤면 문을 닫는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주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야생동물들이 이곳에서 살고 있는데, 다른 동물원들에서 받지 않으면 훈련도 안 돼있는 동물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낼수도 있다고 합니다. 왜 이곳이 폐쇄되는지 이유도 주목해봐야 합니다.

김도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가 지금 나와있는 곳은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앞입니다. 지난 1991년 개장해 26년 만에 폐쇄를 앞두고 있는데요. 지금도 이곳에는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한 번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광릉숲과 맞닿은 국립수목원은 1120만㎡, 여의도 면적의 4배에 달합니다.

숲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만 20여 종에 이릅니다.

현재 산림동물원에 있는 동물은 독수리와 반달가슴곰, 늑대 등 모두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1~2급 야생동물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놓은 덫이나 올무, 사냥총에 맞아 다치거나 죽기 직전에 구조돼 이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으며 회복했습니다.

[이해주/산림청 국립수목원 임업연구관 : 날개를 다치거나 발을 다치거나 부상당한 개체들을 가져와서 치료를 하고 구조협회에서 보고 갔는데 (야생)생활하는데 큰 문제 없을거라고 얘기합니다.]

관람객 유치를 위해 전시목적으로 지어진 사설 동물원과 달리 동물 보존과 연구를 위해 운영돼 왔지만, 이제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야생동물법이 1999년에 환경부로 이관된 이후 더이상 동물원을 유지할 기능과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매년 줄어드는 운영 예산과 담당 사육사 등 전문인력 부족에도 20년 가까이 야생동물들을 지키고 돌봐온 건 수목원에 근무하는 연구직 공무원들이었습니다.

이곳은 늑대 우리 앞입니다. 5평 남짓한 공간에 1마리씩 총 3마리가 들어가있는데요. 30년 가까이 된 시설이다 보니 이렇게 곳곳이 낡고 오래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손가락을 넣지 말라는 안내문구가 붙어 있는데요. 가까이 접근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철망을 곳곳에 덧대어 놨습니다.

[(카메라)렌즈를 늑대가 물어가지고 빼앗기거나 피해들을 입고하니까 자꾸 높아져서 거의 지붕 위까지 커버가 돼있는 상태고요.]

1명 뿐인 전담 사육사도 지난 1월 수컷 백두산 호랑이와 함께 다른 동물원으로 떠났습니다.

남은 직원들이 야생동물 먹이를 챙겨줘야 하다보니 서툴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남아있는 독수리 등 맹금류 10마리와 곰과 늑대 등 포유류 야생동물 13마리는 모두 다른 국공립 동물원으로 보내야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동물원에서 유일하게 단 1마리 남은 백두산 반달가슴곰입니다. 현재 다른 동물원 2~3곳에서 분양 요청이 들어와 분양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국공립 동물원 여러곳에 분양 요청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반달가슴곰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요청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사정이 어렵다보니 살아있는 먹이 공급 등 자연적응 훈련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입니다.

[임연진/산림청 국립수목원 연구사 : 소형 포유류들은 좀 아직 고민이 많이 있는 상태입니다. 적응 훈련을 해서 방사를 해야할지 저희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2달이 이곳 동물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자연으로 되돌려준다는 말, 자유롭게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그럴싸하게 포장된 인간의 이기심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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