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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폭염'에 쓰러지는 노숙인들…힘겨운 여름나기

입력 2015-08-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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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노숙인들입니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노숙인 환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응급구조대가 수시로 건강상태를 살피고 또 물도 건네고 있지만, 그들에게 여름은 더 뜨겁고 더 지치는 계절입니다.

이희정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7일) 낮 서울 서부역 주변입니다.

노숙인 수십 명이 그늘 아래 쓰러져 자고 있습니다.

물을 건네자 반갑게 받아듭니다.

[노숙인 : 감사합니다. (제일 필요한 게 뭐가 있으세요?) (마실) 물이죠. 바람도 불지 않고.]

서울역 주변도 마찬가지.

아예 바람이 부는 환풍구 위에 앉아 쉬고 있는 위험한 상황도 목격됩니다.

하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역 근처에는 노숙인들이 두고 간 짐들이 한데 묶여 있습니다.

더위를 피해 곳곳으로 흩어지면서 그대로 두고 간 겁니다.

한 70대 노숙인은 찜통 더위에도 몸이 좋지 않아 겨울 옷차림 그대로입니다.

[노숙인 : (괜찮으세요? 옷 벗으시면 좀 나으실 텐데) 날이 더워도 몸이 그렇게 생겨서(아파서) 어쩔 수 없지.]

폭염에 일사병을 호소하거나 실신하는 환자가 늘면서 구조대도 바빠졌습니다.

생수는 물론, 하루 두 번 식염 포도당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 15곳에는 하루 평균 천 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일부는 근처 역사 안으로 몰립니다.

[노숙인 : 더우면 지하도 같은데 가서 좀 시원하게 있죠.]

노숙인들은 응급 구호방이나 샤워 시설이 부족하다고 호소합니다.

[노숙인 : (인근에) 샤워장이 하나 있는데 하도 사람이 많다 보니까. 순서가 밀려서. 관리가 덜 되는 편이죠.]

머물 곳 없이 길 위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약 만 2천명.

이들에게 올 여름 폭염을 견디는 일은 힘겹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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