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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입력 2017-03-10 18:04

퇴진행동 "국민이 승리했다!" 환호…시민들 서로 격려
청와대 방면 행진 시작 "이제는 구속이다"
탄기국 측 "끝까지 싸울 것" "헌재로 쳐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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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행동 "국민이 승리했다!" 환호…시민들 서로 격려
청와대 방면 행진 시작 "이제는 구속이다"
탄기국 측 "끝까지 싸울 것" "헌재로 쳐들어가자"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헌재 앞 시민들 '기쁨의 눈물' vs '분노의 눈물'


"박근혜 탄핵 만세! 촛불 승리 만세!"

헌법재판소(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선고하자 거리에 앉아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돗자리를 깔고 자리에 앉아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심판 선고 기일 헌재 인근은 '시민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10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운동 안국역 1번 출구 앞에 모여 '탄핵 인용을 위한 헌재 앞 긴급행동'을 열었다.

이른 시간에도 시민 5000여명이 모여 탄핵심판 선고에 앞서 마지막으로 '박근혜를 탄핵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허기와 추위를 달래려는 듯 인근 상점에서 커피와 토스트 등을 사와 배를 채우기도 했다.

한 시간 넘게 구호를 외치던 시민들은 선고가 생중계되기 시작하자 일제히 침묵하며 초조하게 방송을 지켜봤다. 휴대전화를 꺼내 생중계 현장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날카로운 긴장감이 맴돌았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선고 내내 관중들은 환호와 탄식을 연달아 내뱉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 관련 위법 사항이 없다는 문장을 끝낼 때마다 시민들은 "와아" 하며 환호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직책을 성실히 수행한지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릴 때는 "아아"하며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은 "개법이다, 개법이야"라면서 화를 내기도 했다.

불안과 초조함은 이내 환희로 바뀌었다. 이 권한대행이 이어 최순실(61)씨의 국정개입 및 재단 출연 강요 관련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했다"고 선고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성을 질렀다.

이 권한대행이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를 내릴 즈음 방송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거리는 관중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시민들은 두 손을 맞잡고 얼싸안으며 "승리했다"고 외쳤다. 소리 지르고 펄쩍펄쩍 뛰면서 환한 얼굴로 서로에게 "고생한 보람이 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다수 보였다.

가정용 태극기를 준비해온 시민들은 태극기를 조립해 흔들기 시작했다. 부부젤라와 사이렌을 울리며 축하하기도 했다. 환호하는 관중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촛불이 승리했다. 촛불이 해냈다. 우리가 승리했다" 구호를 외치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다.

매주 촛불집회에 나갔다는 노우상(68)씨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심경을)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과 함께 나온 최석천(51)씨는 "매주는 아니지만 촛불집회에 나갔었다. 감격스러워서 말도 못하겠다"고 했다.

최씨의 아들 호영(13)군은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내고 이자리에 왔다. 매주 촛불집회에 나갔는데, 모두 고생 많으셨다"며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이 승리하셨다. 이제 모든 생명과 사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왜 세월호는 안되나. 우리 애들이 왜 죽었는지 그거 하나 알려달라는데 왜 안되냐"며 "박근혜가 무슨 짓거리를 하느라고 우리 애들을 죽였는지 나 죽기 전에 그거 하나만 알려달라"고 절규하자 주변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퇴진행동은 승리감을 만끽한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7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차 광화문 긴급행동을 연다. 이어 오후 9시 행진을 이어간다.

반면 친박(친박근혜) 집회에서는 고성과 탄식, 무력행동이 확산됐다.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선 탄핵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탄핵 각하를 외치던 집회 현장은 충격에 빠졌고 일부 참가자들은 오열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들은 헌재 선고 생중계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선고와 무관하게 '탄핵 각하' '대통령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

행사는 오전 11시24분께 돌연 중단됐다. '대통령 파면'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은 웅성거렸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게 말이 되냐" "결국 빨갱이에게 나라를 빼았겼다" "말도 안 된다" 등의 탄식이 오갔다.

이들은 "헌재로 가자" "내가 다리가 떨린다" "이걸 가만히 있으면 어카노" "전쟁이다. 싸우자"라면서 고성을 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와 거짓의 선을 들었다"고 부르짖었다.

정 대변인은 "할복할 생각까지 했었으나 싸우려면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말아라"며 "박 대통령은 잠시 죽었지만 영원히 살 수 있는 예수님의 길을 선택했다. 우리는 살아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경기 동두천 출신 이창균(75)씨는 탄핵 결과에 대해 "억울하고 분통 터져서 못 살겠다"며 "박 대통령은 1원 한 푼 받지 않았다. 빨갱이 종북들의 음모"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에 있던 기자와 시민들에게 무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시위는 갈수록 과격해졌다. 이들은 오전 11시24분께부터 박 대통령 파면 소식이 알려지자 헌재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집회를 진행하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은 "헌재로 쳐들어가자" "뒤쪽은 청와대로 진격한다" "돌격해 우리가 접수하자"고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안국역 사거리 헌재 방향, 청와대 방향으로 몰려가면서 안국역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당초 집회 현장 인근에는 경찰이 세운 차벽이 있었다. 시위대는 경찰 버스를 부수거나 사다리를 통해 차벽을 넘으려 시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안국역 내부로 들어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나무 막대기나 철봉을 휘두르면서 경찰을 폭행했다. 안국역 헌재 방향 출구 인근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대치와 충돌이 이어졌다.

시위대는 지속적으로 헌재 진출을 시도하면서 경찰 버스를 부수고 차벽을 밧줄로 끌어당기려 했다. 돌과 철봉, 생수병 등을 경찰 측에 던지면서 전진을 시도했다. 시위대가 던진 물건에 맞아 피를 흘리는 등 7명의 의경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시위 양상이 격화되자 캡사이신을 살포하면서 제압에 나섰다. 현재 경찰과 시위대는 수운회관 인근에 설치된 탄기국 연단을 사이에 두고 대치를 이어갔다.

시위대와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사상자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낮 12시15분께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김모(60)씨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또 시위대 김모(70)씨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근 백병원에는 시위 현장 근처에서 실려온 남성 2명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심폐소생술 후에 호흡기를 부착해 치료 중이지만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연행자는 현재까지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헌재 인근에 57개 중대 약 4600여명을 배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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