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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2회] 돈벌이에 생명 뒷전…'띠갈이' 구급차 실태

입력 2014-02-16 23:17 수정 2014-02-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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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진배입니다. '뉴스를 넘어' 두 걸음 더 들어가는 탐사플러스, 오늘(16일)은 구급차 얘기로 시작합니다.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가 연예인을 싣고 총알 택시처럼 달린다든가, 구급 인력 없이 운영된다는 보도가 종종 나왔는데요, 저희 탐사플러스가 사설구급차 운영 실태를 파헤쳐 봤더니 일반 구급차로 특수 구급차로 둔갑시키는 속칭 '띠갈이'를 비롯해 심각한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임진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밤, 구급차가 무섭게 질주합니다. 경광등을 켜고 교통 신호도 무시한 채 달립니다. 위급한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차량들은 양보를 합니다.

그런데 구급차가 한참 달려 멈춘 곳은 병원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입구입니다. 멀쩡한 여성이 내리더니 걸어서 단지 안으로 사라집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한 시간 전으로 시간을 돌려 봅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바로 그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운전사가 나타나고, 시동이 걸립니다. 그런데 차량은 본관 앞으로 이동하더니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병원의 보안 요원이 운전사에게 뭔가를 얘기하는가 싶더니, 곧 멀쩡한 사람들이 두발로 걸어 구급차에 탑니다. 응급 환자를 태워야 할 구급차가 퇴근하는 직원들을 태워준 겁니다.

다음 날 새벽 4시, 다시 병원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구급차가 나타나더니 병원 건물 앞에 섭니다. 이번에도 구급차에서 병원 직원들이 우르르 내립니다. 늦은 밤과 이른 새벽 수십 명의 직원들을 출퇴근 시키는 구급차.

[사설 구급업체 직원 : 첫 코스 타시는 게 3시 50분에 타시고요. 두 번째 코스는 4시 15분에서 20분에 타시거든요. 각자 집으로 가서 집 앞에서 태워드리는 거라 그날그날 다 틀려요.]

이 시간에 응급 환자라도 생기면 큰 일입니다. 해당 업체에서는 뭐가 문제냐는 식입니다.

[사설 구급업체 직원 : (직원들 퇴근이랑 출근을 시켜주시더라고요. 거의 매일같이. 얼마나 된 건가요?) 그게 왜요? 그게 왜 문제가 돼요?]

병원 측에도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직원 복지 차원이라는 얘기지만,

[직원 관계자 : 이쪽이 또 우범지역이에요. 칼 맞아서 죽을 뻔한 간호사도 있고 그 이후에 우리가 이러이러한 부분에서 해주자 해서 해준 게 벌써 15년, 20년 된 거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합니다. 다른 담당자는 오히려 사설 구급 업체 쪽에 책임을 돌립니다.

[병원 관계자 : 두 업체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편의를 더 제공한다든지… 그게 공정거래를 저해하거나 불법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면서 시민들 차량 사이로 출퇴근하는 데 대한 미안함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

영수(가명)씨 형제는 지난달 아버지를 황망하게 떠나보내야 했던 당시를 잊지 못합니다.

[김영수(가명) : 구급차 뒷문이 열렸을 때… 너무 참담해서… 온몸이 땀에 젖어 있으시고, 얼굴은 더 작아 있으시고 눈은 감지도 못하시고 반쯤 뜨신 상태시고.]

폐암 판정을 받긴 했지만 전날까지만해도 멀쩡했던 아버지.

[김영수(가명) : "바로 며칠 전 모습입니다. 2-3일 전 (정정하신데요?) 네. 누가 봐도.]

요양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옮겨지자 마자 숨을 거뒀습니다. 형제는 구급차에서 아무런 응급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영수(가명) : 호흡이 곤란하시면 썩션이나 이루어질 거라 생각을 했는데..전혀 그런게 없었다고 생각이 되고요.]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구조사의 관심은 요금 뿐인 것 같았다고 합니다.

[김민수(가명) : 응급구조사가 계산을 해야 된다고 묻더라고요. 13만원을 현금으로 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카드가 안돼서….]

구급차는 응급환자를 태울 수 있는 특수 구급차와 일반 환자만 이송하는 일반 구급차로 나뉩니다. 특수구급차는 빨간띠를 두르고 '응급 출동'이라는 표시가 있는 반면, 일반 구급차는 녹색띠에 '환자 이송'표시를 해야만 합니다. 특수 구급차는 구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각종 응급 장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가량 윗부분이 한 단 높습니다. 차량 가격이 약 2000만원 정도 비싸고 자격증을 소지한 구조사를 고용해야 해서 일반 구급차보다 업체 측 비용이 훨씬 많이 듭니다. 대신 환자 이송 요금이 일반 구급차의 두 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반 구급차의 상당 수가 특수 구급차로 둔갑해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가 JTBC에 접수됐습니다. 취재진은 직접 현장에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

전국의 사설 구급차 업체 60곳에서 운영하는 구급차는 지난해 기준으로 모두 844대입니다.

취재진은 서울과 경기, 충남 등 10여 개의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기다리면서 사설 업체의 특수구급차 103대를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이 차량들의 번호가 특수구급차로 등록됐는지 일일이 확인해 봤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무려 30대가 불법 영업 '의심' 차량으로 드러난 겁니다. 카메라에 찍은 모습은 분명히 특수 구급차였는데, 해당 지자체 보건소에 확인해보니 일반 구급차로 나온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일반 구급차에 빨간띠를 붙이고 '응급 출동' 스티커를 붙여 요금이 훨씬 비싼 특수 구급차로 둔갑시키는 수법, 일명 '띠갈이' 때문이었습니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에 6개 업체와 경기, 강원, 충남, 경북 지역에 각각 1개 업체가 이런 띠갈이를 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사설구급차 구조사 : 일반차로 허가 받고 빨간띠로 바꾸는 거죠. (그럴 수도 있어요?) 네. 띠같은 거 크게 상관 안해요. (상관없어요?) 상관 없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이렇다보니 119 구급 대원조차 가짜 특수 구급차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119 구급대원 : 저희 옛날 119 구급차랑 똑같이 생겼거든요. (저건 특수 구급차인가요?) 그러니까요. 아닐 수도 있는 거예요. 저게….]

촬영된 18대 중에 절반인 9대가 불법으로 의심되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구급차 수십대를 보유한 대형 업체입니다.

[(이 사무실은 000사무실인 거죠?) 같이 사용하고 있어요 (같은 회사는 아니죠?)네. 저 끝에 책상 두 개 쓰시거든요.]

업체 대표에게 불법 의심 차량들에 대해 물었습니다. 등록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사설 구급업체 대표 : "그중에 한 두 대는 그럴 수 있는 것이지. 그것이 마치 전체인 양, 모두인 양 그렇게 얘기를 해 버리고 다 그렇게 하니까.]

단속 책임이 있는 관할 구청의 보건소를 찾았습니다. 단속공무원들은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구청 보건소 관계자 : 일반하고 특수차량은 우리가 겉에서 보기에도 다르거든요. .전혀 그렇게 운영하지는 않고 있어요.]

[구청 보건소 관계자 : 그게 상식적으로 차량 자체가 틀린데 선생님이 얘기하시는 것은 이해가 안 가거든요 사실은.]

하지만 일일이 차량 번호를 확인하자 할 말을 잃습니다.

[구청 보건소 관계자 : 한두 대도 아니고 지금 불러주신 게 몇 대인데 이게 전부 다 (불법)특수 차량이라는 거예요? 하나 둘 셋 넷....아홉.]

[구청 보건소 관계자 : 저희한테 허가를 낼 당시에는요 제가 확인할 때는 전부 일반 차량이었어요. (9대가 모두요?) 네.]

취재 도중 사설 구급차의 부실 운영을 여실히 보여주는 정부의 내부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작성한 통계에는 사설 구급업체의 취약한 인력 구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전국 60여개 업체 중에 법에서 정한 응급 구조 인력 기준을 맞춘 곳은 단 24곳 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구조사나 간호사도 없이 소위 '깡통' 구급차를 운영해 온 겁니다. 특히 3개 업체는 10여 대의 특수구급차를 보유하고도 구조사가 아예 없었습니다.

실제로 법적 기준에 맞춘 특수 구급차를 보면 사설구급차들의 장비가 얼마나 미흡한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관찰을 여기서 하면서 이동하는 것이 맞는 거죠.]

환자의 심장과 맥박, 호흡, 혈압 등을 체크하는 기계가 항상 작동해야 합니다. 가래 등 이물질 흡입기와 각종 기본 약품, 외상시 응급 처치 도구들도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현장에서 비교해봤습니다. 119 소방대원들이 구급차로 폐렴 환자를 이송합니다. 구조사 두 명은 신속하지만 환자에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씁니다. 구급차에서 혈당 측정이 끝나자 협압도 확인합니다. 구조사가 환자 옆에서 수시로 제세동기의 모니터를 확인합니다.

[119 소방대원 : 할머니 병원 가시면 약 맞고 그러시면 괜찮으실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 푹 놓고 가세요.]

반면 띠갈이를 한 구급차에선, 환자 옆에 아무도 없습니다. 간혹 구조사가 있어도 적극적 처치가 되지 않습니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환자가 악화되거나 나빠졌을 때 그에 맞는 치료를 받지 못함으로써 환자를 살리고자 전원했는데 전원하는 과정에서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그런데도 바가지 요금은 도를 넘습니다. 구급차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자신에게 응급 상황이 닥치면 별 도리 없이 당합니다.

[구급차 이용자 : 제가 미리 검색을 했어요. 길어야 160km? 그러면 20만 원이면 되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낸 거는 30만원이죠.]

바가지요금에 대한 설명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영수증에 당연히 적어야 할 주행거리란은 비었습니다. 심지어는 톨게이트 비용까지 요구합니다.

[구급차 이용자 : 구급차 톨비는 무료거든요. 왜 톨비를 요구하냐고, 복지부에서 (하이패스) 달아줬는데… 했더니 그냥 밥값으로 달라….]

요금이 뒤죽박죽임을 보여주는 현장도 포착했습니다.

[사설구급차 운전사 : 인천 얼마에요?]

[사설구급차 운전사 : 10만원, 10만원!]

다른 업체가 더 싼 값에 태우고 가자, 화를 냅니다.

[사설구급차 운전사 : 수원까지가 우리가 9만원 10만원이지. 여기서 대기 하고 있었는데 **이가 싣고 가더라고.]

[사설구급차 운전사 : 그 정도는 받고 가야지 이거는 지 혼자 다운시켜 버리니까 여기 가격이 개판이 돼버린 거야.]

+++

[앵커]

임 기자, 저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버젓이 불법차량을 개조해서 영업을 하는데도 감독 기관이 전혀 모를 수가 있나요?

[기자]

네, 사설 구급차를 관리 감독할 책임은 해당 지자체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선 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무원을 우롱하듯 사설 업체들이 불법과 편법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도 저희가 의혹을 포착한 업체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당국에 증거 자료까지 제시했는데요, 이 자료를 다시 검증했더니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내용 좀 더 보시겠습니다.

특수 구급차 9대의 정체가 의심되는 업체에서 해당 보건소에 해명자료라며 구급차 9대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구청보건소 관계자 : (사진이 온 겁니까?) 네 사진이 왔어요. 그것도 사진 찍은 카메라의 날짜까지 그대로 파일이 와서 (취재) 다녀가신 날 찍은 거예요. 바로 바로 사진 전송해 주시더라고요.]

9장의 사진 속엔 녹색띠를 한 구급차들이 번호판과 함께 찍혀 있습니다. 업체에선 이 중 한 대를 보건소로 직접 가져와 보여줬다고 합니다.

[구청보건소 관계자 : 지금 이거 제가 찍은 (구급차) 사진이에요. 아침에 보건소 앞으로 오라고 해서… 녹색 차량이에요.]

그런데 사진을 들여다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분명히 취재진이 병원 응급실 앞에서 찍을 땐 이 번호판을 단 구급차들이 빨간띠를 두른 특수 구급차 모습으로 환자를 태우고 있었는데 사진 속에선 녹색띠로 바뀐 겁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보니, 업체가 보건소에 제출한 사진에선 빨간띠 위에 녹색 테이프로 붙인 듯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일반 구급차에 쓸 수 없는 '응급출동' 글자는 흰 테이프로 가린 것으로 의심됩니다.

'응급출동' 표시가 잡히지 않는 각도에서 촬영한 듯한 사진도 있습니다. '응급 출동' 글자를 종이 두장으로 가린 듯한 사진도 보건소에 제출됐습니다.

당국에 제출된 사진에선 똑같은 번호판을 서로 다른 두 일반 구급차에 붙인 의혹도 제기됩니다. 이 차량 번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빨간띠 구급차에 달려 있던 겁니다.

[구청보건소 관계자 : 이거(번호판) 쉽고 빼고 달고 할 수 있지 않냐고 했더니, 왼쪽에 있는 것은 뺄 수도 없다고… 나사를 보여주더라고요.]

결국 업체가 보건소에 제시했다는 9장의 사진은 진실성이 의심되는 상황. 만약 사진이 조작됐다면 구급차 업체가 보건 당국을 속이려 한 셈입니다. 더욱이 다른 차량의 번호판을 다는 행위는 '자동차관리법'상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이를 어길 경우 징역 1년의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특수구급차들이 응급 환자를 이송하면서 반드시 환자 옆에 있어야 하는 구조사를 태우지 않은 사례도 계속 포착됐습니다.

한 지방 병원 응급실. 운전자가 내리더니 혼자서 환자를 응급실로 옮깁니다. 그 사이 구조차 내부를 들여다 봤습니다. 인공호흡기나 심박측정기 등 필수 장비의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이송 중에 환자의 상태가 악화됐다면 꼼짝없이 큰 화를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 구급차지만 외관만 바꿔 2배나 비싼 특수차 요금을 받습니다.

[사설구급차 운전사 : 특수차는 기본료 5만원. 일반 구급차는 없어요. 이송단에. 급하니까 다른 병원으로,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전직 구조사 : 전국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이라는 거죠. 일반차 타고 다니면서도 특수요금을 받으니까. 보호자한테 요금입니다 하면, 보호자는 모른다는 거죠.]

상황은 서울의 대형 병원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역시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지만 구조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황이 없는 환자 가족들 문제 제기도 못합니다. 이런 불법 운영이 판을 치는 데에는 차량 개조업체도 한 몫 했습니다.

[전직 구조사 : 뚜껑이… (개조하는 겁니까?) 그렇죠. 허가는 일반차로 허가를 받아놓고 뚜껑을 올리는 거예요.]

[전직 구조사 : (올리는 데는 돈이 많이 안 드나요?) 거의 1000만원 정도 들어요. 장비, 뚜껑 올리고 약장을 새로 짜야 하기 때문에.]

차량 개조에 몫돈이 들어가지만 이 돈은 더 비싼 운행 요금으로 1~2년이면 돌려받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빨간띠를 두른 특수구급차로 바꾸면 기본요금이 2만원에서 5만원으로 뛰고 거리당 요금도 더 비싸기 때문입니다.

사설 구급차 업체들에게 차량 개조를 해준다는 한 특장차 업체를 찾았습니다. 안에서는 이미 십여 대의 미니밴들이 천정을 높이고 도색을 하는 개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특장차업체 직원 : 이게 돈이 되니까. 일반구급차(녹색)는 돈이 얼마 안 되잖아. 얘(빨간색)는 (기본요금) 5만원에 (킬로당) 1천 원이니까.]

원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장차업체 직원 : 차가 좁은데 중간에 칸막이까지 들어가니까 진짜 좁데요. 기사들도 답답해하고 서로 죽는거야. 그래서 (등록) 검사 할 때만 칸막이하고 빼버려요.]

감독 당국인 보건복지부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현수엽/보건복지부 응급의료 과장 : 일반차와 특수차는 기본요금과 미터당 요금이 다릅니다. 높은 요금을 받기 위해서 특수차로 개조를 했던 건데….]

하지만 웬일인지 단속은 제대로 안 됩니다.

[현수엽/보건복지부 응급의료 과장 : (일반으로 등록을 해 놓고 개조해서 불법으로 처벌받은 경우가 있나요?) 그것은 저희가 시도에 물어봐야 할 텐데 그것은 아마 여태까지 밝히기가 쉽지가 않고…. 예전에는 관리를 하고 싶어도 워낙 동떨어져 있으니까 (업체한테) 뭐라고 말을 못했거든요. (제도가) 정비가 되면 적극 관리가 들어갈거고….]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입니다.

현재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기는 일은 사실 상 사설 업체에 위탁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송경준/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병원 입장에서는 직접 구급차를 운영해서는 마찬가지로 그런 비용 부분을 수입의 좋은 과정으로 만든다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병원은 그걸 외부 업체한테….]

돈이 별로 안 되니 대형 병원은 기피하고 영세 업체들이 전담하는 셈입니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지만 병원에선 별 관심을 안 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설구조업체 관계자 : 한마디로 갑과 을 관계가 성립이 된다고 볼 수 있죠. 병원에서도 특정업체하고 이런 협력관계를 맺었는데, 부실업체랑 협력을 맺는다는 거죠.]

요금 체계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사설구급차 운전사 : 경유 값 해봤자 400원 정도 밖에 안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경유 값이 1700원까지 높아져 있는데 그 18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요금 인상은 한번도 없는….]

사설 업체들은 살기 위해서 불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사설구조업체 관계자 : 배추 실어 나르다가 걸린 적도 있었고, 연예인 서울에서 부산까지 명절 때 이송한 적도 있고, 명절 때는 일반 환자들 일반사람들이 구급차 타고 내려간 적도 있고….]

환자 안전을 위해 지금이라도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목의/민주당 의원 : 의료기관의 구급차 수를 대폭 확대해서 의료기관이 직접 환자를 이송하는 비율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량 내부를 녹화하는 블랙박스와 위치추적 장치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됐습니다.

[김명연/새누리당 의원 : (응급구조사가) 반드시 동승했는지, 가면서 환자에 대한 응급처지를 제대로 했는지 이 것에 대한 근거가 남아야지….]

오형록 씨는 3년 전 급성 폐렴이 걸린 아버지를 구급차에서 떠나보냈습니다. 구조사가 있었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오형록 : 아버님을 이송했던 응급 구조단이 무자격자를 쓰고 있다고… 그 업계에서는 관행처럼 되어 있는 상황이었어요. 막말로 생과 사의 굉장한 갈림길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취약하다라는 생각밖에 안들죠. 정말로. 불법이 만연해 있고.]

구급차는 환자들의 생사가 엇갈리는 절박한 공간입니다. 가장 완벽한 생명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할 대상입니다. 하지만 현실 속의 구급차는 오늘도 위태로운 불법 질주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떻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가 됐는지, 참 답답하네요.

[기자]

사실 구급차 요금 문제를 비롯해 골치 아픈 일들을 정부가 손 놓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 편법과 탈법이 난무하는 겠지요.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점검을 해야 겠습니다. 임진택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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