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리가 내려가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매달 수조원씩 늘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빌린돈 중 실제로 집을 사는 데 쓰인 돈은 절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나 다른 빚을 갚는 등에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갚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한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요즘 은행 대출창구는 상담을 받으려는 손님들로 붐빕니다.
올해 1분기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가계가 빌린 돈은 43조5000억원.
하지만 자금용도를 분석해봤더니 절반이 조금 넘는 51%만 실제 집을 사는 데 쓰였습니다.
나머지 중에는 새롭게 빚을 내 기존대출을 갚거나 당장 생계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중은행 직원 : 생계비라 하면 자녀 학비가 될 수도 있겠고, 본인이나 가족의 의료자금, 기타 가계에 필요한 자금을 통틀어서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하나뿐인 집을 담보로 빚을 낸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조영무 연구원/LG경제연구원 : 소득이 적은 계층일수록 생계비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조적인 가계수지 적자를 메꾸는 데 대출금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각종 규제 완화 대책이 오히려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