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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떠났지만…' 보수·진보단체 "낮은 자세로" 한목소리

입력 2014-08-1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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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떠났지만…' 보수·진보단체 "낮은 자세로" 한목소리


'교황은 떠났지만…' 보수·진보단체 "낮은 자세로" 한목소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났지만 '더 낮은 곳에서 소통해야 한다'는 그의 가르침은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강한 울림과 진한 여운을 남긴 인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5일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교황은 방한 기간 동안 권위를 버린 낮은 자세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아픔을 이해하고 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지난 16일 시복미사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영오씨의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넸으며,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서 인자한 미소와 함께 축복을 기도했다.

심지어 방한 일정 내내 짧은 거리는 소형차량을 타고 이동했고, 숙소도 주한교황청대사관을 이용하는 등 소탈함을 보였다.

이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에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모든 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호평을 보냈다. 더욱이 그가 우리 사회에 남긴 메시지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방한에서 우리 사회 지도층이 보였던 행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아픔도 어루만져주고, 남북관계도 화해와 협력을 주장하는 등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가치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실천적으로 보여줬다. 항상 약자의 편에 서는 모습에 국민들은 감명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개인적"이라며 "특히 사회 지도층들은 이번에 교황이 던진 메시지를 곱씹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구조적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불리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은 이러한 국민들과 기득권을 갖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펴는 게 중요하다. 세월호 문제도 정략적인 판단이 아니라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뭔지를 명확히 보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층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번 교황 방한을 계기로 우리사회 지도자들이 성찰하고 근본적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교황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지도자들이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라도 각성하게끔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황은 이번 방한 동안 사랑과 박애, 화해 등 추상적인 것이 아닌 남북분단, 세월호 참사, 가난한 노동자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며 "즉 우리사회는 사회적 약자 편에서 연대해야 하고, 사회·경제 정책은 부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마련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교황의 언행은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노동자에게도 적지 않은 위안이 됐다"며 "그가 남긴 메시지가 한국사회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물질주의와 무한경쟁 사회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 교황에 대해 "자본의 탐욕에 사로잡힌 사회에 대한 걱정을 넘어 행동을 촉구한 것"이라며 "권위의 벽을 낮추고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경제·종교계 등 사회지도층에게 절망과 분노를 느끼는 한편, 오히려 지구 반대편 타국의 교황에게 위로를 받아야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교황은 떠난다. 깨달음과 변화를 위한 투쟁은 이 땅에서 살아갈 이들의 몫이다. 권력과 탐욕에 찌든 위정자와 자본가들,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종교계 지도자들이 특히 반성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명환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이번 교황 방문을 통해 우리는 사회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기 위한 키워드가 바로 소통과 화해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황의 낮은 행보가 우리사회 소외된 약자들에 대한 일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교황이 던진 한반도 평화와 한민족 화해를 향한 메시지가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이끄는 분수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던진 메시지는 '사랑'과 '화해'다. 유독 사회적 갈등이 심해진 이 시점에 교황이 던진 '낮은 곳을 향한' 메시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인들은 서민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자세와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을 새겨야 한다. 교황은 경차를 타고 다녔지만, 소박하다고 해서 경시받는 게 아니라는 걸 몸소 보여줬다. 그런 모습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특별법도 무엇이 희생자 가족을 위하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가 집전된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시민들과 누리꾼들의 반응도 매한가지였다. 권위를 앞세운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들에 반해 파격적인 행보를 펼친 교황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했다.

정 엘리자베스(87·여)씨는 "이번 방한을 통해 평화통일 이뤄졌으면 한다. 또 세월호 참사 아픔 치유할 수 있도록 정치인들도 싸우지 말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춘교(52·여)씨는 "낮은 데로 임하는 교황의 자세를 우리나라 위정자들이 어떻게 새겨듣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그 동안 사고 때마다 유야무야 넘어갔던 관행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 @tgs***** 은 "'주교가 되고, 추기경이 되고, 교황이 되는 것은 위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한 단계씩 내려가는 것이다' 교황이 이번 카톨릭 성직자 모임에서 한 말인데 이 말은 우리나라 대통령과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꼭 되새김 해야할 말"이라고 전했다.

아이디 @eco*****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부와 여당에게 던진 메시지는 너희가 반민주성과 비인간성을 고치지 않으면 엄벌될 것이라는 경고이고, 야당에 던진 메시지는 너희가 진정 정의를 원한다면 유가족 곁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촉구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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