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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외국인 등치는 불법 마사지·숙박업소 현장

입력 2014-12-17 21:10 수정 2014-12-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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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순서는 강신후 기자와 김관 기자가 교대로 전해드리는 밀착카메라 순서입니다. 요즘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일부 게스트하우스와 마사지업소들이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요. 외국인들이 한글이나 국내법을 잘 모르는 점을 악용해 불법 영업이 더 교묘해지거나 더 뻔뻔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위생 불량, 안전 불량, 거기에 양심 불량까지. 낯부끄러운 현장을 김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조금 전 한 관광객이 받은 피부미용업소의 전단지입니다.

제가 나와 있는 이곳 명동에는 이런 업소가 수십 군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 상당수는 자격증도 없고 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그 실태를 점검해보겠습니다.

전단지를 나눠준 곳부터 찾아가 봤습니다.

얼굴이나 발뿐 아니라 림프절 마사지까지 한다고 붙여놓았습니다.

하지만 동행한 경찰은 불법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업소는 어떨까.

관광객들이 엎드린 채 마사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자 등록증을 보니 작은 글씨로 '화장품 소매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역시 불법입니다.

이곳은 화장품 도소매업으로 등록돼있기 때문에 화장품 가게의 형태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게 맞는데, 지금 보는 것처럼 누가 봐도 마사지 업소라고 할 수 있을 마사지 베드가 놓여있습니다.

마사지 업소라면 피부미용이나 마사지와 관련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위생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지금 싱크대에 있는 채 같은 것도 상당히 비위생적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온수 저장소인데 이렇게 발마사지를 하기 위해서 쓰는 용도인데, 지금 안에 보면 곰팡이도 많이 있고, 먼지 같은 것들이 있어서 한눈에 봐도 비위생적으로 여겨집니다.

단속 소식에 업주가 뒤늦게 뛰어옵니다.

[불법 마사지숍 사장 : 전 엄청나게 억울하죠. 왜 100개가 되는 가게 중에 저희 가게만 딱 왔어요? 영업허가 없이 100군데 넘게 하는데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만 수사를 하고 있고 너무 편파적으로.]

단속에 걸렸으니 이제 영업을 안 하겠다고 말합니다.

[불법 마사지숍 사장 : 다 단속해주세요. 내일부터 장사 안 할 거니까. (내일 주말인데요?) 네 안 할 거예요. 관광경찰이 이렇게 하지 말라는데 어떻게 해요?]

취재진은 다음날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불법 마사지숍 직원 : 잠깐만요, 잠깐만요. (왜 그러세요?) 아까 그랬잖아. 나 이거 (녹화)하고 있는 거 알아요. 잠깐만 지금 손님도 계시니까.]

전날과 얘기가 달라집니다.

[불법 마사지숍 직원 : (영업을 안 하겠다고 저희와 경찰 앞에서 말씀을 하셨는데 하고 계셔서 여쭤보려고요.) 좀 기다려주세요. 죄송하지만 어떡해. 먹고 살아야 돼.]

또 다른 업소는 은근슬쩍 부가세 명목으로 표시된 금액보다 10%씩 더 받다가 현장에서 바로 적발됐습니다.

[관광경찰대 순찰팀 : 이 카드 결제하신 거는 다 부가세 10%씩 해가지고 계산했네요. 7만원인데 7만7천원에 하셨고요.]

[불법 마사지숍 직원 : 네 이거는 원래 부가세는… 모르죠. 그건 저희 원장님하고 말씀하세요.]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자치구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일단 저희가 제가 혼자 담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명동에 일괄적으로 모든 업소를 본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고요. 한두 군데 민원이 들어오면 고발 조치하는 정도예요.]

불법 영업을 방치하는 건 마사지 업소들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외국인들이 찾는 을지로의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지금 제 뒤에 있는 일본인이 오늘부터 2박 3일 동안 묵는다는 방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비좁은 방 안에는 소화기가 전혀 보이지 않고 위에는 스프링클러도 없습니다. 그나마 하나 있는 창문도 상당히 비좁기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마디로 화재나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조건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알고 보니 이곳은 원래 고시원이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무허가 숙박 영업을 시작한 겁니다.

복도에 있는 유일한 소화기입니다. 이 소화기를 자세히 봤더니 소화기 압력조차 제대로 점검되고 있지 않아서 작동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비상구를 보면, 저희 밀착카메라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듯이 비상탈출이 아니라, 문을 열자마자 곧바로 추락할 위험조차 있습니다.

이번엔 서울 도심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가봤습니다.

초인종을 누르자 싱가포르 관광객들이 문을 엽니다.

객실 수십 곳이 불법 게스트하우스로 둔갑해 있는 겁니다.

[불법 게스트하우스 사장 : 홍대 같은 경우는 오피스텔 전체 60%가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 실정이에요.]

피해는 평범한 입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오피스텔 입주민 : 제 와이프가 혼자 엘리베이터 탈 때 낯선 외국인들 여러 명 타면 불안하다고 말하는 것도 있고, 시끄러운 것도 있고 많이 불편합니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저녁이 됐지만 여전히 명동 거리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관광객 2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의 무책임한 업무 행태 때문에 자칫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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