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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최악의 화재 참사…인명피해 왜 이렇게 커졌나

입력 2017-12-22 08:26 수정 2017-12-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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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졌습니다.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에서 40명이 숨진 이후 9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입니다. 인명 피해가 왜 이렇게 컸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정해성 기자! 500명 가까운 소방 인력과 헬기를 포함해 40여 대의 장비를 투입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는 컸고 불길은 6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잡힌 거지요?
 

[기자]

네, 대형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런데 어제(21일) 오후 3시 50분쯤 그러니까 처음 불이 나고 소방서에서 출동했을 때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화재 현장으로 가는 도로가 폭이 7~8m 정도였는데 도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사다리차와 구조 차량이 접근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선착대로 도착한 소방차가 사다리를 빨리 올리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앵커]

사망자 대부분은 2층에서 발견됐습니다.

전체 사망자 29명 가운데 20명이 발견된 것인데 대피를 하지 못했던 구조적인 원인이 있습니까?

[기자]

네, 희생자가 많았던 2층에는 여성 사우나가 있습니다.

사우나 시설에 통유리 형태의 외벽이 설치된 구조인데 건물 밖으로 대피할 창문 등이 없었습니다.

결국 폐쇄 공간인 셈인데 사람들이 파괴하고 탈출하고 싶어도 쉽게 파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입니다.

구조 작업을 늦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특히 유독가스와 연기가 건물 내부에 가득 차게 된 원인이 됐습니다.

[앵커]

스포츠센터 건물을 보니까 외형이 굉장히 특이해 보였거든요. 또 다른 구조적 문제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미로식의 복잡한 구조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비상벨이 울려도 듣기 힘든 것인데요.

탕 안에 있던 사람들이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밀려든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각층으로 통하는 계단도 방화시설이 안돼 연기와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층 목욕탕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 난 상태였습니다.

[앵커]

그리고 불이 나면 비상벨이나 스프링클러 등이 제대로 작동됐는지를 따져보게 되는데 이번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비상벨은 울렸지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앵커]

특히 1층에서 발생한 불은 순식간에 8층 전체로 번졌지요. 외벽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제천시청은 화재가 난 건물 외벽이 드라이비트 소재라고 밝혔습니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시멘트를 덧바른 마감재입니다.

단열성이 뛰어난 동시에 값이 싸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입니다.

드라이 비트는 지난 2015년,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불에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불쏘시개나 마찬가지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JTBC는 2년 전 의정부 화재 직후 같은 외장재로 화재 실험을 했는데 1분도 채 안 돼 5m 넘는 건물 꼭대기까지 번질 정도였습니다.

[앵커]

드라이비트라는 이 마감 소재는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유독 가스까지 내뿜는군요?

[기자]

네, 문제는 유독성입니다.

드라이비트가 내뿜는 유독가스가 밀폐된 사우나 안으로 순식간에 들어찬 것입니다.

실제 이번 사고에서 사망자들은 불에 직접 노출된 화상보다는 대부분 연기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해성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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