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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병원비'에 또 고통받는 윤일병 유족

입력 2016-09-27 19:07 수정 2016-09-2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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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Talk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2년 전 이모 병장을 비롯한 선임병들에게 거의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결국 숨진 윤일병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윤일병에게 가해진 가혹행위는 정말 참혹했죠. 개 흉내내면서 기게 하기, 치약한통 다 먹이기, 성기에 안티프라민 바르기, 수액 맞고 또 때리기 등 그야말로 악마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러한 고문 끝에 윤일병은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숨졌습니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엄마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안미자/윤일병 어머니 (2014년 8월 8일) : 엄마는 너무나도 참혹한 모습으로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는 너의 모습을 보고 하늘이 무너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내가 4월 5일날 면회를 간다고 내가 4일날 전화를 했을 때 '엄마, 오지마 오지마 4월은 안돼, 안돼'라고 했을 때 미친척 하고 한번만이라도 부대를 찾아갔더라면…]

하지만 뒤늦게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군검찰이 수사했고 주범인 이모 병장은 결국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해서 이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했는데 다시 또 다른 문제가 생긴겁니다. 무슨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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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제가 야근을 자원해서 이곳 국회를 찾았습니다. 제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한 달 전에 윤일병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유족들은 병원비 때문에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더민주의 이철희 의원이 문제제기를 했는데요,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Q. 윤일병 치료비 지원 안 됐다고?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 다시 이 가족들이 의정부 성모병원에 무슨 일이냐, 라고 확인을 해보니 자기들이 양주병원에 계속 의료비 청산을 요구했었는데 가족들이 낸다고 했었다, 가족들이 내기로 한 거라고 계속 대답을 했다는 거예요. 이것이 엄청나게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사건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찾아가서 이만저만한 경위를 설명하고 또 1년 8개월 동안 지연되었던 것에 대해서 해명도 하고, 또 본인들이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를 하고. 그러나 지금부터는 행정절차는 이러이러하게 진행하는 게 좋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해야 가슴에 피멍이 든 유족들,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마음이 움직일 텐데 굉장히 사무적이고 행정적으로 조치를 하니 이분들은 화가 나 있는 거잖아요. 우리 군이 저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건이 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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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유족들은 군이 치료비를 정산했을 줄 알았는데 뒤늦게 정산이 되지 않을 걸 알게 됐고, 유족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도 행정 절차를 앞세우면서 유족들의 마음을 또 한번 다치게 했던 겁니다.

관련 서류를 구비하면 치료비 지원은 해준다고 하지만, 사실 지금 백배 사죄해도 모자란 판에 행정절차만 따지니까 유족들이 화가 났던 거죠.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군에서 아들을 잃은 부모의 마음에 두 번 상처를 내는군요. 그렇다면 군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강지영 아나운서]

저희 제작진이 국방부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왜 유족들이 화가 났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간단한 문의를 하는데도 계속 전화를 돌리면서 복잡한 절차만을 요구했던 겁니다. 그 과정 한번 직접 보시죠

[보건정책과·총괄 (음성변조) : 대변인실로 먼저 문의하시고.]
[대변인실 (음성변조) : 제가 그 업무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대변인실 공보과 (음성변조) : 아, 제가 담당자가 아니어서.]
[정치부회의 제작진 : 지금 전화드린 게 7~8번이 넘어요.]
[보건정책과 담당자 (음성변조) : 죄송하지만 저희도 공식 절차가 있어서요.]

저희가 이 시간 직전까지 답변을 기다렸지만 국방부로부터 직접적인 입장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군 당국이 유족들에게도 저런 식으로 했다면 유족들이 정말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겠네요. 그러니깐 유족들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었던 게 문제군요. 그런데 그 전에도 군대 내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민간병원에서 치료하면 지원을 받지 못해서 문제가 많이 있었죠?

[강지영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과거 지뢰로 다리를 잃은 곽중사 사건의 경우 민간병원 치료비를 지원받지 못해 논란이 됐는데요, 일단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해도 지원을 받게 돼 있지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장병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큰데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군병원 의료 수준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군병원에서 에탄올을 잘못 맞아 마비 증세가 온 병사의 경우,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한들 그의 인생을 누가 책임져 줄 건가요?

[앵커]

참 이런 이야기를 전할 때마다 답답하기 짝이 없는데요. 나라 지키기 위해 군대에 갔는데 가혹행위로 죽고, 심지어 치료비 보전도 복잡하고, 군 의료사고로 멀쩡한 아들에게 장애를 오게 하고. 군병원 시설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신이 큰 상황이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촬영한 걸 보니 밤에 나갔던데 야근까지 불사하고, 고생 참 많았고요. 오늘도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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