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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어떤 자리?…KB금융 내분, 도대체 왜

입력 2014-09-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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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도해드린 것처럼 KB금융 사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KB는 이런 상황이 많이 벌어지는데, 이미지가 생명인 금융회사 상층부에서 왜 내분과 불복 같은 험한 모양새가 계속 연출되고 있는 것인가, 경제산업부 이승녕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승녕 기자, 우선 이번 사태의 발단이 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겉으로 드러난 발단은 KB국민은행의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된 내분입니다.

은행 주 전산기를 기존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바꿀지 말지를 두고, 임영록 지주 회장 쪽과 이건호 은행장 쪽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내분으로 치달은 겁니다.

[앵커]

단지 그 때문에 이렇게까지 시끄러운 거냐, 다른 이유는 없느냐는 얘기도 들립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단지 그것 때문이겠느냐, 그보다는 이 거대한 금융그룹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이냐를 놓고 내분이 일어났는데, 여기에 금융당국이나 정치권까지 끼어들면서 사태가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금융지주 회장이 어떤 자리길래 그렇습니까?

[기자]

원래 금융지주회사는 2001년 시작됐는데요, 은행 외에 보험, 증권 등 다양한 금융사업을 해서 규모와 경쟁력을 키우라는 취지였습니다.

지주 회장은 이런 여러 계열사를 통솔하는 자리라 영향력이 막강하고요.

지난해 임영록 회장이 12억 원을 받는 등 보수도 후한, 한마디로 요직입니다.

[앵커]

금융사 고위층을 두고 징계, 퇴임, 반발…이런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자]

특히 그중에서도 KB금융이 심한데요.

이 표를 한 번 보시죠. 10년 전 통합 국민은행이 생겼을 때부터 지주 회장과 행장의 경우 징계 없이 넘어간 분이 거의 없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중징계든 경징계든. 그리고 대부분 중징계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징계로 중도에 물러나신 분이 많습니다.

김정태 전 행장의 경우 임기가 거의 만료됐을 때 징계를 받아 임기를 채웠습니다마는,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고요,

임영록 회장은 현재로써는 명예회복과 진실규명을 위해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마는, 검찰 수사까지 시작되면서 버티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왜 이런 일이 자꾸 생기는 건가요? 구조적인 문제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기자]

네, 우선 옥상옥 구조가 문제입니다.

이 그림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KB금융지주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총 11개 계열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업의 장사밑천이라고 할 수 있는 총자산 같은 경우에 76%, 그다음에 그렇게 장사해서 얻은 순익의 72%를 은행 한 곳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은행이 지주의 핵심이고 금융지주가 곧 은행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그 핵심을 쥐고 있는 은행장과 그 위에 있는 지주회장 사이에 서로 세력 균형이 맞부닥치게 생긴 거니까 힘겨루기나 갈등이 생기기 딱 좋은 구조인 겁니다.

[앵커]

외압도 탄다면서요?

[기자]

네, 그러다 보니 외압도 타게 되는데요.

일부 국가 소유 금융사 외에는 금융사들이 따로 주인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금융을 함부로 민영화하거나 주인을 찾아주기는 쉽지 않은 거고요.

이런 구조이다 보니 외부에서, 특히 관료나 정치권에서 외압이 들어오기 쉬운 구조입니다.

KB 외에 다른 금융그룹들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앵커]

그건 간단하게 얘기하면 관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관치의 문제점은 많이 지적되는데, 이 경우에도 거기서 아주 벗어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최수현 금감원장도 이 사안과 관련해서 제대로 처리를 못 해서 경질되는 것 아니냐, 현재로써는 모두 부인하고 있어서 설에 그치고 있는데요.

결국, 이번 사태를 한 말씀으로 드린다고 하면 관치금융의 폐해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그 관치조차도 제대로 못 해내고 있는 사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이승녕 기자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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