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외교실세, 한일정보협정 후폭풍에 중도 하차

입력 2012-07-05 17:2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김태효(45)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결국 물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정권 시작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 외교안보 분야의 `실세'로 불렸던 그였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파란만장했던 4년4개월여의 청와대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김 기획관은 5일 오전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는 취지로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김 기획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표는 조만간 수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협정 처리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 파문이 계속 확산하고 자신을 책임자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단을 빨리 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전략기획관 직책은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외교안보수석 산하 선임 비서관인 대외전략비서관을 승격한 자리로 김 기획관을 위해 만든 직책의 성격이 컸다.

앞으로는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대외전략까지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북ㆍ대미 정책 등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천 수석 역시 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가운데 `매파'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성균관대 교수인 김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현인택 전 통일장관, 김우상 국제교류재단 이사장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을 자문하며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대선 캠프가 출범하자 외교안보자문단에 합류,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의 밑그림을 짜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한ㆍ미ㆍ일 동맹을 중시하고 대북 문제에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그는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그랜드 바겐(북핵 일괄타결)' 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8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의 외교안보철학을 대변하는 대외전략비서관에 전격 임명돼 현재에 이르렀고, 지난 1월에는 수석급인 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사실 현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추진한 모든 주요 정책이 그의 손을 거쳤을 만큼 실세로 활약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방 개혁, 북핵 폐기,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들을 조율했고, 특히 한미 관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해엔 북한이 김 기획관과 비밀 접촉을 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런 역할과 위치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김 기획관을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대외전략을 주도한 박선원 전 안보전략비서관과 비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미 관계에서 김 기획관과 박 전 비서관이 각각 친미와 반미 성향으로 갈린 것은 큰 차이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한일 정보협정 책임' 김태효 청와대 기획관 사의표명 조원진 "한일정보협정 문책받을 사람 문책받아야" 박지원 "한일정보협정 위험한 도박, 당장 멈춰야" 밀실처리 한일협정 인책 대상·폭 어떻게 될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