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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브리핑] 반 총장 대선 출마 앞엔 쉽지 않은 '검증의 문'

입력 2016-05-26 21:55 수정 2016-05-3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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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차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바 '대선 관련 발언'은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놓은 길은 비단길 뿐인가'에 대해선 이견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26일) 데스크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종주 정치부장이 나와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이런 수식어를 붙이는데, 물론 '나 출마할래'라고 얘기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언론은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 전 리포트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선 출마하겠다는 뜻은 밝힌거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되겠죠?

[기자]

네, 그래서 어제 발언을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핵심은 크게 2가지 입니다.

나이 문제를 언급했고요, 두 번째로는 결심의 시기를 밝힌 것이 상당히 눈에 띄는데요.

우선 "나이가 고령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에대해 "미국 대통령 경선에 나선 미국 민주당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전부 70세다, 76세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앵커]

버니 샌더스를 얘기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샌더스는 1941년생이니까 반 총장보다 3살이 더 많습니다. 반 총장은 1944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는…

[앵커]

73이 되죠.

[기자]

내년에 73이 되고, 올해 72이죠. 우리 나이로 따진다면.

[앵커]

한 두 살 차이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아무튼요.

[기자]

그 다음 의미심장한 발언이 이어졌는데요. "내년 1월 1일이면 이제한국 사람이 된다" 올해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난다고 했을때요.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는 그때가서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결국 일각의 나이, 고령 주장을 되받아 치면서 결심의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거죠.

[앵커]

그런데 오늘 한발 빼기는 했으나 그건 아까 말한대로 치고빠지기 전략인 것 처럼 보이고…. 사실 관훈클럽 행사가 반 총장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취소될 뻔 했는데 그래도 구태여 하겠다고 하면서 이 관훈클럽에서 그 얘기를 다 쏟아낸 거 잖아요? 의도적이라고 봐야 되겠죠?

[기자]

네, 그렇죠. 원래 관훈클럽 간담회가 오후 4시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기문 총장의 비행기가 5시 무렵에 도착해서, 행사는 5시 40분에 시작했습니다. 1시간 40분이 늦춰진 거고요.

반 총장이 터키에서 출발했는데 이륙이 늦어진 거로 보입니다.

이 행사가 저녁 7시 10분까지 진행됐습니다. 1시간 반 가량 진행됐는데요.

문제는 그 사이에 제주포럼 공식만찬 일정이 6시 30분에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제주포럼이 6시 30분에 예정되어 있었고, 관훈클럽 간담이 7시 10분이니까 40분 가량 늦어진건데요.

반 총장이 40분까지 시간을 늦추면서 공식 일정에 늦게 도착한겁니다.

공식 일정에는 국내 유력 정치인뿐 아니라 고촉동 전 싱가포르총리, 말레이시아 전 총리,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 등 외국 손님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 행사에 40분이나 늦은 건 외교전문가로서는 상당히 결례를 감수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할 말은 했다고 봐야 되겠죠.

[앵커]

아까 잠깐 말씀드린것처럼 아무리 돌려 말하고, 애매하게 말하고, 모호하게 말해도 얘기하다 한 발 빼더라도 흔히 얘기하는대로 아무리 '기름장어'처럼 얘기한다해도 다 알아들었잖아요, 초창기때부터?

[기자]

그렇죠. 사무총장 임기가 끝난 올해 말까지는 일을 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감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에는 객관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는데요.

나이나 체력에 문제가 안 된다면서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은 것은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의지의 표현 아니냐. 따라서 임기 중에 의사표현을 한 것이 적절한가 그런 이런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래서 야권에서 나온 얘기는 검증을 안 거치지 않았느냐, 당연히 검증을 거쳐야 되겠습니다만 넘어야 할 산이 그렇게 녹록지는 않아 보입니다.

[기자]

정치권 내부에서 그런 비판들이 집중적으로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증을 했을 때 그 북풍한설을 견뎌낼 수 있는가, 화면은 안 나옵니다만.

[앵커]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이훈평 전 의원은 여기에 대해서도 반기문 총장은 온실의 화초 같은 분이다, 햇볕을 보는 순간 죽을 수도 있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김부겸 당선자는 좀 조심스럽기는 했는데요. 쉽게 낙마할 것인지 말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밝혔고요.

또 여당 내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왔습니다.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조금 더 검증을 거쳐가야 될 것이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물론 각자가 처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해석을 달리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치세력간 조정능력이 반 총장의 경우 검증된 바가 사실은 없습니다. 그리고 경제나 민생이슈에 대한 경험이나 입장을 밝힌 바도 없죠, 사실은 거의 없죠.

[앵커]

그런데 본인이 지난 몇 년 동안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했을 리는 없는 거고.

[기자]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렇게 보여지는 부분이 있죠.

어제 발언 중에 나이가 문제가 안 된다면서 1980년 그 미국 유학 중에 DJ 동향보고 문제를 거론을 했습니다.

야권이 벼르고 있는 사안 중의 하나인데요. 이에 대해서 반 총장은 당시 대학신문에 난 것을 보고서 복사해서 보고를 한 것이지 따라다니면서 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사찰의혹을 반박을 했습니다.

이미 검증에 맞서겠다 그런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 이렇게 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또 하나 문제는 외신의 매우 비판적인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에 과연 제 목소리를 내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건데, 사실 이건 만일에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대선을 거쳐서. 국가지도자의 조건과도 무관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문제거든요. 그 부분을 다른 나라 언론들이 건드리고 있단 말이죠.

[기자]

그렇죠. 물론 외신에서도 후한 평가도 있습니다마는 비판적인 따져봐야 할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보도된 게 영국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인데요.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가장 둔하고 역대 총장 중 가장 최악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영어표현 더 둘리스트인데요. 이 부분을 사전에서는 따져보니까 따분한, 재미없는 이렇게 표현이 되어 있고 일부 언론에서는 우둔하다, 이렇게 또 표현을 했습니다.

맥락이 좀 있는데요. 저게 서사하라 분쟁문제를 언급을 하면서 언론이 반 총장이 모로코군의 주둔을 점령이다, 이렇게 아큐파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사하라지역이나 또 사하라와 모로코와 분쟁을 겪고 있는 알제리쪽 입장에서는 상당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거든요.

따라서 그러면서 반 총장이 9년 임기를 수행했는데도 말을 버벅거린다, 이렇게 비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더 둘리스트라는 얘기는 반 총장이 지역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지역문제를 모르거나 그런 문제를 우회적으로 빗대서 둘리스트다, 더 둘리스트라고 이렇게 우둔하다, 둔하다 이렇게 표현을 한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사의 표현은 그렇게 나와 있는데 배경은 사실 국제분쟁에 대한 조정능력에 대한 의문 제기, 이렇게 봐야 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UN이 분쟁 발생을 막지는 못하지만 쌍방 당사자를 불러서 협상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런 것인데 그런 면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면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외신의 평가는 또 이어지는데요. 뉴욕타임즈 2013년 9월자에 보면 외교 전문지의 편집장의 기고문이 있습니다.

이 표현을 보면 놀랍도록 존재감이 없는 인물이다. 또 힘없는 방관자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표현이 있고요.

2011년에는 또 영국의 가디언즈가 이런 평가를 했습니다. 서서히 진행되는 UN사무국의 쇠퇴를 이끌고 있다. 이렇게 비판적인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비판적인 평가가 나오는 배경은 뭐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아마 UN사무총장직을 둘러싼 강대국간의 이해관계. 또 UN사무국 내부의 또 역학관계 또 재정난이라든가 반 총장이 추진한 정책 등에 대한 이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공통적인 문제제기는 국가지도자의 자질과 연결될 수 있는 국제적 사안에 대한 조정능력. 그러니까 너무 눈치를 보지 않느냐 또 내부관리 방식에 대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반 총장 입장에서는 소홀히 여길 부분은 절대 아니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리고 저희가 팩트체크에서도 짚어본 바가 있는데 최근에 제기된 UN결의 문제. 오래된 것이기는 하나 아무튼 존재하고 있는 결의여서 이것도 좀 부담으로 전혀 작용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1946년에 채택된 결의안인데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UN사무총장 퇴임 직후에는 정부직을 맡지 않는 게,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UN측이 이에 대해서 반응을 내놨는데요. 반 총장은 퇴임 이후에 계획은 아직 없다 이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앵커]

우리 외교부가 아니라 UN에서 내놓은 것이군요?

[기자]

UN에서 내놨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이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겠죠.

또 사문화된 규정이고 구속력이 없는 권고수준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지 않냐, 이런 반론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전문가 얘기를 우리가 지난번에도 전해드린 바가 있는데 일단은 여기까지 좀 듣겠습니다.

임종주 정치부장이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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