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겨울 정도면 별로 안 추워서 살만하다고들 하죠. 그런데 이렇게 이례적으로 포근하다는 겨울에도 추위를 피해갈 수 없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 현장을 공다솜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지붕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습니다.
밤새 새하얗게 타버린 연탄을 내다 버리는 일로 마을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이 마을은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연탄으로만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안 창고 한쪽에는 이렇게 연탄이 쌓여있는데요.
최근 따뜻한 날씨에도 연탄값이 오르면서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초수급자인 김점례 할머니도 겨울마다 난방비가 걱정입니다.
[김점례/백사마을 주민 : 하찮은 거 같아도 3월까지 때려면 1000장은 있어야 해. 연탄에 의지하기 때문에. 훈기로 살잖아. 이불도 얇은데 훈기가 없으면 얼어 죽어.]
국가보조금과 연금을 합친 한 달 생활비는 50여만 원입니다.
한 달 평균 200장의 연탄을 사용하면 생활비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난방비로 써야 합니다.
공장 가격이 639원인 연탄은 3년간 20%가량 꾸준히 올랐습니다.
정부 지원이 줄면서 일부 공장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배달 가게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어 배달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배달비가 붙으면 연탄 한 장의 가격은 원가의 2배 가까운 1200원까지 치솟습니다.
[김용근/연탄배달업자 : 차가 못 가니까. 저 위에까지 가는데 들고 간다고 쳐봐. 지게로 지고 가야 하는데 하루에 몇 번 왔다 갔다 해. 힘들어. 돈을 줘도 못 하는 거야.]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인 것을 감안하면 난방비 부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기부 등 온정의 손길이 없이는 버티기 힘든 겁니다.
이례적으로 찾아온 따뜻한 겨울에도 이들에게는 추운 겨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