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가격 오르고 기부는 줄고…식어가는 '연탄의 온기'

입력 2020-01-11 20:53 수정 2020-01-13 17:0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올겨울 정도면 별로 안 추워서 살만하다고들 하죠. 그런데 이렇게 이례적으로 포근하다는 겨울에도 추위를 피해갈 수 없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 현장을 공다솜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지붕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습니다.

밤새 새하얗게 타버린 연탄을 내다 버리는 일로 마을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이 마을은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연탄으로만 난방을 하고 있습니다.

집 안 창고 한쪽에는 이렇게 연탄이 쌓여있는데요.

최근 따뜻한 날씨에도 연탄값이 오르면서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초수급자인 김점례 할머니도 겨울마다 난방비가 걱정입니다.

[김점례/백사마을 주민 : 하찮은 거 같아도 3월까지 때려면 1000장은 있어야 해. 연탄에 의지하기 때문에. 훈기로 살잖아. 이불도 얇은데 훈기가 없으면 얼어 죽어.]

국가보조금과 연금을 합친 한 달 생활비는 50여만 원입니다.

한 달 평균 200장의 연탄을 사용하면 생활비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난방비로 써야 합니다.

공장 가격이 639원인 연탄은 3년간 20%가량 꾸준히 올랐습니다.

정부 지원이 줄면서 일부 공장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배달 가게들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어 배달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배달비가 붙으면 연탄 한 장의 가격은 원가의 2배 가까운 1200원까지 치솟습니다.

[김용근/연탄배달업자 : 차가 못 가니까. 저 위에까지 가는데 들고 간다고 쳐봐. 지게로 지고 가야 하는데 하루에 몇 번 왔다 갔다 해. 힘들어. 돈을 줘도 못 하는 거야.]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인 것을 감안하면 난방비 부담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기부 등 온정의 손길이 없이는 버티기 힘든 겁니다.

이례적으로 찾아온 따뜻한 겨울에도 이들에게는 추운 겨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관련기사

'왕진가방 의사' 다시 골목골목 누빈다…시범사업 시작 인권위 '이주민 인권' 가이드라인…'최저임금 보장' 등 권고 [뉴스미션] '장애인 운전'에 불안한 시선…보조도구 써보니 우한 폐렴 감염자 첫 사망…"국내 환자, 중국과 무관" 뒤늦게 알려진 초등교사 결핵…학생 일부 잠복결핵 양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