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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불편은 시민 몫…문 닫은 한강 매점, 왜?

입력 2017-03-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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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이 좀 풀리면서 공원 찾는 분들 많아졌지요. 그런데 요즘 한강공원에 가면 손쉽게 음료수 하나 사먹기가 어렵습니다. 편의점 3곳 가운데 1곳 꼴로 영업을 멈춘지 벌써 넉 달이 지나고 있는 건데요. 밀착카메라가 취재했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옆으로 허름한 건물이 눈에 띕니다.

범죄현장처럼 노란색 접근금지 테이프를 겹겹이 두른 이곳은 영업을 중단한 편의점입니다.

8년 넘게 24시간 문을 열었던 이 편의점이 폐쇄된 건 지난해 연말입니다.

편의점 안에 있는 달력은 2016년 12월, 그러니까 이 매장이 폐쇄된 시점에 머물러 있는데요. 유리벽에는 이렇게 '시설물 공사 관계로 영업을 잠정 중단합니다.'라는 경고장이 있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흔적은 찾아보기가 어렵고요.

이쪽에는 매장 안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매대와 청소도구로 보이는 물건들만 이렇게 나뒹굴고 있고, 옆에는 편의점에서 사용한 식용유통이 있는데, 들어보면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상태로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운동하러 나왔다가 물이라도 사마시려던 시민들은 황당해합니다.

[김창해/서울시 노량진동 : 닫은 건 몰랐어요. 가다 보면 목이 마르잖아요. 좀 쉬어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한강 공원에 편의점이 들어선 건 지난 2008년, 서울시가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던 때입니다.

한강에서 간이매점을 운영해오던 상인 단체 등 3곳과 편의점 사업권 계약을 맺으면서, 매장 건설 비용은 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서울시는 8년 동안 임차료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또 2016년 2월과 5월 계약 종료와 함께 매점 소유권이 서울시에 귀속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사업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상인 단체와, 계약 기간이 끝났으니 매점을 넘기라는 서울시의 싸움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고, 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주면서 편의점 영업은 중단됐습니다.

이렇게 문을 닫은 곳은 한강공원 내 편의점 29곳 가운데 12곳으로 3분의 1이 넘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계약기간 종료와 동시에 시설물은 서울시에 귀속이 된다 (라고 되어있는데) 그것을 이행을 하지 않으니까.]

[한강체인본부 관계자 :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해서 연장해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었죠. 그런데 서울시와 (합의가) 안돼서 강제집행이 들어오니까.]

이곳을 벗어나 주변의 다른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반대편으로 건너가려면 고속화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육교나 지하통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이르면 5월쯤 매점을 다시 열 계획이지만, 아직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 작업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문을 닫은 편의점들이 다시 열리기까지는 최소 두세 달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올 상반기까지는 힘들 수도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데요. 결국 당분간 불편함은 시민들의 몫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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