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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에 울려퍼진 보스턴 마라톤 함성…69년 전의 감동

입력 2016-04-19 22:41 수정 2016-04-20 00:37

서윤복 세계신기록 우승…눈물 쏟아낸 '감독' 손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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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복 세계신기록 우승…눈물 쏟아낸 '감독' 손기정

[앵커]

1947년 4월 19일, 69년 전 오늘(19일)이지요. 한반도 전체가 감격의 함성으로 들썩였습니다. 24살 서윤복 선수가 제51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서윤복의 기록은 2시간 25분 39초,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손기정 감독은 경기 직후 서윤복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냈는데요.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한을 태극기를 단 후배가 풀어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습니다.

우리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69년 전 그 날의 감동, 오광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우리 스포츠 역사에서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을 담은 한 장의 사진.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서윤복입니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되고 아직 국가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뛴 마라톤 대회, 그리고 첫 우승.

이 대회에 감독으로 나선 손기정은 슬픈 우승자의 그늘에서 벗어났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그러나 일장기를 달고 기테이 손이란 이름으로 시상대에 서야 했던 무력함.

그 후 11년이 지나 스물넷, 서윤복은 태극마크를 달고 당당한 우승자가 됐습니다.

2시간25분39초. 보스턴 마라톤 최초의 세계 신기록.

손기정의 세계기록을 1분 이상 앞당겼습니다.

미국 언론은 "51년 역사의 대회 중 가장 경이로운 레이스였다" "자유를 되찾은 코리아의 정체성을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좌우익의 대립으로 요동치던 한반도를 잠시 멈춰 세운 우승 소식.

1936년 손기정이 그랬듯, 서윤복의 달리기는 모두가 공감하는 기쁨, 모두가 쉬어가는 위안을 남겼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서윤복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는 올림픽 출전 성금으로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마라톤에선 초라한 27위.

배와 기차, 비행기를 갈아타고 18일간 지구 반 바퀴를 돌았던 힘겨운 여정. 이미 레이스를 하기 전 녹초가 됐습니다.

서윤복은 이듬해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1950년, 다시 보스턴 마라톤.

4월의 봄날,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은 1,2,3위를 싹쓸이했습니다.

한 나라의 선수들이 시상대를 다 채운 건 보스턴 마라톤 역사상 최초였습니다.

[함기용/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 미국 사람들이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 그래요. 어느 쪽이냐. 그래서 그것 아니다. (우리는) 코리아다.]

마라톤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두 다리만으로 승부를 내는 가장 평등한 게임, 마라톤에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최윤칠/1950년 보스턴 마라톤 3위 : (마라톤은) 출발하면 결승점이야. 그 이외는 생각 안 해.]

거짓말 같았던 현실이 계속된 해방 전후의 불안한 시대, 우리 마라토너들은 그 답을 달리기로 풀어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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