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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지카' 공포…모기 박멸, 과연 가능할까?

입력 2016-02-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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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세상에서 모기가 없어진다면 어떠실까요? 물론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습니다마는 대다수의 모기 수 개체를 줄이겠다라는 WHO의 계획이 지금 나왔습니다. 지카바이러스 때문인데 그야말로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죠. 모기가 상당 부분 없어지는 세상에 우리가 살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오늘(18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가 나와 있는데 한 종의 대부분을 없애겠다. 이건 상당히 좀 어찌 보면 획기적인 것이고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고 보는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 순서를 뽑아본 적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사자. 사자가 한 해 한 100명 사람을 죽여서 13위를 차지했고요.

그다음에 악어가 한 1000명 그래서 10위. 그러고 나서 또 뱀과 개가 각각 3, 4위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개도 꽤 많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2위가 47만 5000명 정도를 죽이는 인간이었고요.

1위가 바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한 해 72만명 이상 사람을 죽이는 모기였습니다.

그러니까 말라리아를 비롯해서 뎅기열이나 일본뇌염 등 아주 치명적인 질병을 옮기는 데다가 여기에 또 이번에 지카바이러스까지 추가가 된 거죠.

WHO에서는 백신 상용화까지 최소 1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개체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겁니다.

[앵커]

백신 나올 때까지는 기다리기는 너무 늦는다 이런 얘기겠죠. 그런데 개체수를 줄이는 데 어떤 방식이 동원된다는 겁니까?

[기자]

우선은 가장 쉽게 살충제를 생각해 볼 수가 있겠죠.

지금 보시는 것처럼 브라질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성분의 살충제를 섞어서 직접 뿌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면 모기 성충이나 유충이 여기 닿게 됐을 때 죽는 건데요.

하지만 구석에 모기가 숨어 있으면 잘 잡을 수가 없고 또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효과가 떨어져서 완벽한 박멸 대책은 되지가 못합니다.

[앵커]

뭔가 구식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자 미국 질병관리본부 CDC에서는 훨씬 더 강력한 살충제, 바로 DDT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앵커]

이건 더 구식인데요.

[기자]

6, 70년대에 어쨌든 말라리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기여를 했던 만큼 이번에 지카바이러스 공포도 이 DDT를 통해서 꺾을 수 있을 거다라는 기대인 건데요.

하지만 잘 알려져 있듯이 이미 발암물질로도 판명이 나서 퇴출돼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각국에서 다시 등장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저희 윗대 어른들은 어렸을 때 DDT를 몸에 뿌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워낙 옛날 얘기이기는 합니다마는. 살충제 얘기를 하니까 말인데 소두증의 원인이 모기가 아니라 살충제 때문이다 이런 주장이 오늘 나왔던데 그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 얘기 좀 자세하게 설명 드리면 최근 아르헨티나의 한 의사 단체가 일본 스미토모 화학에서 만든 살충제를 원인으로 지목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브라질 정부가 모기를 잡겠다면서 이 살충제를 뿌리기 시작한 게 2014년인데 그때부터 해당 지역에서 소두증 아이가 급증했다는 거죠.

이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최근 이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 등의 보도를 보면 이 아르헨티나 의사들의 리포트가 여러 추측에만 기반하고 있고 또 미국국립보건원에서는 그래서 이 내용을 무시했다고 합니다.

WHO나 미국 질병관리본부 모두 공식적으로는 이집트 집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 이게 유력한 범인이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래서 모기 개체수 줄이는 게 현재로써는 근본 대책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앵커]

살충제라는 게 어찌 됐던 독성이 있는 거니까 그건 뭐 어떤 형태로든 위험할 것 같고. 그래서 다른 예를 들면 유전자 조작방법이라든가 이런 게 나왔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중에서도 몇 가지 방식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먼저 영국 바이오업체인 옥시텍이 개발한 겁니다.

뭐냐 하면 유전자 변형을 한 수컷 모기를 방사하면 그 자손들은 그 자손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 그냥 죽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는 거죠.

또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서 개발한 방식도 있는데요.

역시 수컷 모기를 방사선에 노출을 시켜서 생식능력이 없는 불임 모기로 만듭니다.

그런 다음에 방사를 하면 짝짓기를 해서 이제 암컷이 알을 낳게 돼도 부화가 되지 않는 거죠.

또 하나는 인간이나 포유류에게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곤충에게만 영향을 주는 월바키아 박테리아라고 있는데 이걸 살포하는 겁니다.

그렇게되면 모기의 생식 능력이 사라지는 겁니다.

WHO에서는 조만간 이런 모든 방식을 현장에서 적용을 해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죽이는 게 아니라 아예 태어나지를 못하게 하겠다?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저는 뭐 개인적으로 모기가 없는 세상이 참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게 또 생태학적으로 혹시 뭐 또 다른 쪽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들을 할 수가 있잖아요?

[기자]

지금 전세계적으로 모기가 3500종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사람 피를 빨아먹고 사는 종은 100종에서 한 200종 정도입니다.

이들을 박멸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생태학자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요.

뜻밖에 당장은 아무 일이 없을 거라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기자]

생태계 속에서 모기나 장구벌레가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고 또 꽃가루를 옮기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모기가 없어도 곧 다른 생물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더라라는 이야기인 거죠.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우려되는 바도 분명히 있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준호 교수/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 현재 우리가 보는 건 굉장히, 수백만 년 동안 내려온 진화의 결과니까… 말라리아 원충도 살아야 되니까, 이게 (모기종이) 없으면 다른 쪽에 또 적응하려고 하겠죠. 이때까지 해온 걸 보면 그렇지 않겠느냐…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항상 대체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거죠. 지금 현재 우리가 어느 한 종을 다 없앤다고 해가지고, 이게 완전히 깨끗하게 해결될 것이냐, 그건 또 다른 과제다…]

[앵커]

일종에 이것도 무슨 풍선 효과인가요?

[기자]

나비효과, 혹은 풍선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하여간 이렇게 되더라도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라는 얘기로 들리네요.

[기자]

하지만 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모기로 인해서 인류가 당면한 위험이 크기 때문에 WHO의 대책을 반대할 수만은 없다"는 게 또 이 교수의 이야기였는데요.

모기가 지구에 등장한 게 1억 7000만년 전 쥬라기 후기로 보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계속 진행해온 이 모기와의 전쟁에 어쩌면 조만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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